이야기
복음나누기
먼지로 돌아감 – 재의 수요일
3월 5일 / 재의 수요일
제1독서 : 요엘 2,12-18 / 제2독서 : 2코린 5,20─6,2 / 복음 : 마태 6,1-6.16-18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라는 재의 예식 말씀을 기억합니다.
오늘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는 이 말씀을 계속 기억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죽음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깨어서 준비하라는 말씀을 기억해 봅니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루카 12, 38-40)
우리가 하느님께 돌아갈 날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하루 하루 충실히 지낼 수 밖에 없습니다. 죽음에 대해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드립니다.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은 1987년, 종교와 삶의 본질에 대한 24가지 질문을 남겼습니다. 이 질문들은 정의채 몬시뇰에게 전달되었으나, 이병철 회장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직접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후 차동엽 신부가 이를 바탕으로 현대적 관점에서 답변해 주었습니다. 그중 14번째 질문입니다. 인간이 죽은 후에 영혼은 죽지 않고 천국이나 지옥으로 간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죽음 너머의 세계는 객관적 검증이 불가능하다. 이 물음에는 나의 주관적인 신념으로 답을 할 수밖에 없다. 이 한계를 미리 고백한다. 교황 요한 23세는 임종 때 이런 말을 남겼다. ‘이제 나의 여행 채비는 다 되었다.’ 우리는 죽음을 ‘돌아가셨다’고 표현한다. 왔던 곳으로 다시 간다는 뜻이다. 육체는 흙에서 왔으니까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하느님에게서 왔으니 하느님께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강한 증거가 있는가? “12사도의 죽음이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는 자발적인 죽음을 택했다. 베드로는 로마에서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었고, 안드레아는 X자형 십자가에서 순교했다. 12사도가 모두 그랬다.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었다. 왜 그랬을까. 왜 그들은 죽음을 불사했을까. 답은 하나다. ‘영원한 생명은 있다.’ 이걸 증거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니 12사도의 죽음이야말로 강력한 증거다.”
한 수녀님이 재의 수요일에 관한 묵상을 전해 주셨습니다.
재의 수요일에 이마에 재를 얹음으로써 사순시기가 시작됩니다. 어릴 때는 재를 얹는다는 것이 조금은 엄숙한 느낌이었습니다. 새벽미사에 가서 이마에 재를 얹고 나면 뭔가 대단한 시기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에서도 간식을 절제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시간이 싫지 않았습니다. 다시 이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신 엄숙한 시간이라기보다 좀더 차분하고 정갈한 느낌의 시간입니다. 나를 절제하되, 주변을 더 살펴보는 시간이지요. 다른 말로 사랑을 깊이는 시간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마음껏 느끼며, 나의 사랑도 깊이 있게 나누는 시간.
저는 사랑으로 저를 가꾸는 시간으로 맞이하렵니다. 가꾸어진 저를 결국 사랑으로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먼지에서 왔다가 먼지로 돌아갑니다. 우리는 왔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수녀님이 전해주신 사랑으로 나누는 말을 기억해보면, 사랑에서 왔다가 사랑으로 돌아갑니다. 사랑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죽음을 기억하며 더 많이, 자주, 깊은 사랑을 하다가 돌아갔으면 합니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 | 조회 |
1656 |
천사와의 만남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9 | 추천 0 | 조회 207 |
하느님의 사랑 | 2025.03.19 | 0 | 207 |
1655 |
듣고 믿어서 회개함 –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2 | 추천 0 | 조회 266 |
하느님의 사랑 | 2025.03.12 | 0 | 266 |
1654 |
먼지로 돌아감 – 재의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05 | 추천 0 | 조회 306 |
하느님의 사랑 | 2025.03.05 | 0 | 306 |
1653 |
새로운 복음의 방향 – 연중 제7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26 | 추천 0 | 조회 465 |
하느님의 사랑 | 2025.02.26 | 0 | 465 |
1652 |
청원 기도 – 연중 제6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19 | 추천 0 | 조회 453 |
하느님의 사랑 | 2025.02.19 | 0 | 453 |
1651 |
나쁜 생각을 물리치려면 – 연중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12 | 추천 0 | 조회 677 |
하느님의 사랑 | 2025.02.12 | 0 | 677 |
1650 |
시련의 의미 –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05 | 추천 0 | 조회 835 |
하느님의 사랑 | 2025.02.05 | 0 | 835 |
1649 |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이야기하였다 – 연중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15 | 추천 0 | 조회 1459 |
하느님의 사랑 | 2025.01.15 | 0 | 1459 |
1648 |
말씀이 이루어졌다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09 | 추천 0 | 조회 1895 |
하느님의 사랑 | 2025.01.09 | 0 | 1895 |
1647 |
곰곰이 되새겼다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01 | 추천 0 | 조회 2808 |
하느님의 사랑 | 2025.01.01 | 0 | 2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