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하느님의 품삯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8-17 09:49

조회
2051

가해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마태 20,1-16)

 

 

하느님의 품삯

 

  찬미예수님! 오늘 우리는 하늘 나라에 대한 예수님의 또 다른 비유를 듣게 됩니다. 그것은 일꾼들과 하루 품삯을 계산하는 것인데, 그 계산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한 데나리온은 본래 그 당시 하루 품삯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포도밭에서 일한 사람들은 한 데나리온을 받는 것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열두 시, 오후 세 시, 심지어는 오후 다섯 시에 와서 잠깐 일한 일꾼들에게도 밭 주인은 아침부터 일한 사람들과 똑같은 한 데나리온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더 많이 일한 사람은 더 많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일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도 좀 더 많은 일을 한 사람이 더 많은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그런데 오늘 비유에서 밭 주인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아침부터 일한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얼핏 생각하면 이러한 처사는 불공평한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왜 하필이면 이런 불공평한 경우를 하늘 나라에 비유하신 것일까요? 하늘 나라가 이처럼 불공평한 곳이기 때문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누가 하늘 나라에 가려고 하겠습니까?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비유의 핵심은 밭 주인이 주려고 하는 한 데나리온의 의미에 있습니다. 이 비유에서 밭 주인은 하느님이라고 할 수 있고, 일꾼들은 바로 우리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밭 주인이 주려고 하는 한 데나리온은 바로 영원한 생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려고 하시는 영원한 생명에는 차등이 없습니다. 만약 더 열심히 산 사람들이 얻는 영원한 생명과 뒤늦게서야 세례를 받고 별로 신앙생활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얻는 영원한 생명이 다른 것이라면 그거야말로 정말 공평하지 못한 처사가 아닐까요? 마찬가지로 성직자나 수도자들이 가는 천국이 따로 있고, 평신도들이 가는 천국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은 우리가 무엇을 더 많이 하고, 무엇을 더 열심히 하는 것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그 생명을 주시는 분에게 전적으로 달려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생명은 차등이 없으며 일찍 하느님을 알았던 사람이나 뒤늦게 하느님을 알게 된 사람이나 똑같이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남들보다 더 먼저 하느님을 알게 되었거나, 남들보다 더 많은 활동을 했는데, 나에게 왜 더 많은 은총을 내리시지 않는가 하고 불만을 갖기 보다는, 오히려 그렇게 일찍 불러 주시고, 남들보다 먼저 나에게 한 데나리온, 곧 영원한 생명을 약속해 주셨다는 것에 대해 더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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