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것
가해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루카 5,33-39)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것
찬미예수님! 제가 얼마 전에 우연히 어릴 적 친구와 연락이 되어서 20년 만에 만나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보고 처음 보는 거였는데, 옛날 얼굴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에 조금 낯설기도 했습니다. 옛날에는 제가 참 많이 놀리기도 하고, 그렇게 터놓고 지내던 친구였는데, 지금은 장가도 가고 꽤나 성공해서 옛날처럼 막 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친구는 그만큼 많이 달라져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마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런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반면에 늘 보고 지내는 사람에게서는 이런 느낌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맨날 똑같은 것 같고, 별로 달라지는 것도 없는 것 같고, 맘에 안 드는 행동은 잘 고쳐지지도 않습니다. 그런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안 하던 행동을 하면 우리는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모습이 우리가 저지르는 가장 일반적인 실수 중의 하나입니다. 내가 늘 대하게 되는 그 사람은 같은 사람이지만 매일 다른 사람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매일 똑같이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릅니다. 일 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더 다릅니다. 십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 시점의 그 사람만을 기억하고 지금 달라진 모습은 쉽게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보다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예전의 모습에 더 많이 의존하는 것이죠.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이렇게도 말씀하십니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 지금 내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은 어제와는 달리 오늘 새로워진 모습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날을 맞이하고, 날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전의 기억에 얽매여 있거나 좋았던 그 기억에 많이 의존하는 사람들은 이 새로움을 잘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것이 고통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 우리는 그 새로운 것이 지니는 가치에 따라 많은 희열을 느낍니다. 내가 내 안에서 새로운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 그리고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서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그들의 모습을 발견할 때 우리는 놀랍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새로운 것들은 예수님 말씀처럼 헌 부대에 담을 수 없습니다. 내가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새로운 마음으로 이웃과 세상을 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러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습니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이러한 점에 대해 코린토 후서 4장 16절에서 우리의 외적 인간은 쇠퇴해 가더라도 우리의 내적 인간은 나날이 새로워진다고 하셨고, 콜로새서 3장 10절에서 새 인간은 자기를 창조하신 분의 모상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면서 참지식에 이르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날마다 새로워지는 만큼 새로운 것들을 잘 담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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