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9-14 21:47

조회
1640

성 십자가 현양 축일

 

민수 21,4L-9 / 요한 3,13-17

 

 

† 사랑합니다

 

길가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가을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젠 여름의 뜨거웠던 추억도 한편으로 밀치고, 조금씩 그 끝을 준비할 때입니다. 결실을 준비하는 계절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좋은 결실을 맺는 풍성한 가을을 맞으시길 기도드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니고데모에게 당신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니고데모는 구원을 항상 추구하던 열심한 유다인입니다. 요한 복음서를 살펴보면, 니고데모는 밤에 예수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께서 하느님으로부터 오신 분이라는 점을 확신하며, 어떻게 온전한 구원을 이룰 수 있는지에 관하여 묻습니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우리가 진정한 구원을 이룰 수 있는 그 길을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해답을 제시해 주고 계십니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달리신 자신의 모습을 민수기 21장 1-9절에서 언급되는 구리뱀에 관한 구약성서의 이야기로 설명합니다. 백성이 하느님께 온갖 불만을 늘어놓을 때, 하느님께서는 불뱀을 보내시어 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물어 죽이게 하셨습니다. 모세가 하느님께 간청하자, 하느님께서는 “너는 불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고 뱀에게 물린 사람마다 그것을 쳐다보게 하여라. 그리하면 죽지 아니하리라”(민수 21,8)고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에서 뱀은 죄와 죽음을 상징합니다. 더불어 뱀은 허물을 벗는다는 사실 때문에 인간의 쇄신을 뜻하기도 합니다.

 

예수께서는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3,14-15)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예수께서는 구리뱀처럼 십자가 위에서 높이 들어 올려지시고, 삽자가 기둥에 달리실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께서는 우리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1코린 15,3). 그리고 십자가에서 흘리신 예수의 피로써, 하느님께서는 온 세상 만물을 당신과 화해시키셨고(콜로 1,20), 죄로 생긴 분열을 없애시고, 평화와 일치를 회복하여, 한 몸을 이루게 하셨습니다.(에페2,14-18).

 

그렇다면 과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그리스도 신자인 우리에게 있어서는 무엇이겠습니까? 십자가는 사람을 죽이는 형구였습니다. 이는 죄의 대가였고, 죽음의 표시이며, 수치스러운 종말의 표시였습니다. 하지만 바로 거기에서 예수께서는 구원을 이룩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십자가는 더 이상 죄와 죽음의 상징이 아닙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를 따르려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 16,24)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십자가는 예수를 따르는 삶에 있어서 예수와 같은 길을 걸어야 함을 알려주고 있는 표징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삶이라고 하는 것은 십자가를 바라보며 자신들의 잘못을 그 십자가에 예수의 죽음과 같이 모두 죽여 없애버리는 삶, 즉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의 모습을 기억하며(갈라 3,1) 회개, 예수께 돌아오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며, 우리 죄를 당신 몸에 친히 지고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생각하며, “하느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욕을 보이는”(히브 6,6) 것을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몸에 십자가를 긋습니다. 십자가는 바로 우리 구원의 표라고 다른 이에게 말합니다. 우리는 으레 자신의 몸에 십자가를 그으며 기도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오늘 십자가 현양 축일을 맞이하여 십자가를 통한 우리의 참된 구원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하루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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