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희망사항
가해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루카 11,1-4)
희망사항
찬미예수님! 예전에 ‘희망사항’이란 노래가 있었습니다. 자기의 이상형은 이런 여자였으면 좋겠다는 내용인데, 마지막에 희망사항이 참 거창하다는 가사가 있습니다. 저도 이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희망사항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살면서 꼭 이성에 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한 두 가지쯤은 희망사항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한 번 물어봅니다. 나의 희망사항은 무엇일까요?
희망이라고 해서 다 같은 희망은 아닙니다. 지금 제가 여러분들에게 ‘저의 희망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한다면 그것이 희망일까요? 물론 희망이 아닐 것입니다. 그럼 또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누군가가 ‘저의 희망은 죽을 때까지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재산을 모으는 것입니다.’라고 한다면 이것은 희망일까요? 이것은 희망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참된 것을 희망하는 것입니까, 헛된 것을 희망하는 것입니까? 이게 만약 참된 것을 희망하는 것이라면 참된 희망이겠지만, 헛된 것을 희망하는 것이라면 헛된 희망, 허황된 희망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희망의 성격은 분명해집니다. 희망이란 것은 우선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이미 이루어진 것을 희망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또한 그 희망의 대상이 참된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희망하는 것이 참된 것이 아니라면 우리의 희망은 헛된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바오로 사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 정리하자면, 희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보이지 않으며 참된 것을 바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가르쳐주신 기도를 들었습니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이 기도는 우리가 가져야 할 참된 희망이 무엇인지 가르쳐줍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루카 복음은 우리가 지금 외우고 있는 주님의 기도와 사뭇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이야기하듯이 루카 복음의 주님의 기도는 마태오 복음의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일곱 가지 청원을 좀 더 간단한 형태로 묶은 것입니다.(Cf. Ench. 30, 116) 기도의 전반부는 영원한 것에 대한 희망을 드러내고, 후반부는 현세의 것에 대한 희망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현세의 것도 결국은 영원한 것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주님의 기도에 나타난 희망은 영원한 것에 대한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우리가 그동안 무엇을 희망하면서 살아왔는지 돌이켜 봅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허황된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지, 아니면 희망은 희망이지만 내가 희망했던 것이 참된 것이었는지 묵상해 봅니다. 우리가 가져야 할 참되고 선한 희망은 주님의 기도 안에 모두 들어있습니다. 이것이 2000년이 넘게 교회가 간직해 온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희망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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