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연중 제 27주간 목요일 강론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0-07 11:17

조회
1447

†찬미예수님!

 

어느 날 제가 치과에 갔습니다. 사랑니가 잘못 나서 뽑으러 가야 했었는데, 어릴 때의 기억으로 치과가 무서웠기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가 나중에 결국 도저히 아파서 견딜 수 없을 때가 돼서야 간 것이었습니다. 정말 피하고 싶은 일 중 하나였습니다. 빼는 과정이야 마취 주사를 놓고 그 후 그냥 뽑는 것이었는데, 그 과정에 그렇게 신경이 쓰일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곳보다 더 아프게 뽑는 건 아닐지, 덧나는 건 아닐지 등등 의사선생님을 믿지 못하고 맘 놓고 맡기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에는 잘 뽑히고 마무리 되었지만, 누군가에게 나의 무언가를 맡긴다는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맡길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는 나의 모든 존재와 연결되어 있는데, 나는 얼마나 맡기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는 예수님께서 친구에 관한 비유를 통해 선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다. 아무리 친구라 해도 밤중에 갑자기 빵을 원하는 사람에게 내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분명 짜증도 나고 좋은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달라고 청한다면 그 간절함은 전달됩니다. 친구관계에서도 그럴진데, 선하시고 의로우신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는 어떻겠냐고 예수님께서는 반문하고 계신 것입니다. 우리 인간을 종이 아니라 친구라 부르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정말 자녀가 아버지께 원하는 걸 졸라 대듯 다가가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청할 때는 분명 그 사람이 내 것을 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독서에서처럼 하느님에 관해 의심을 자주 합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것은 헛된 일이다… 오히려 이제 우리는 거만한 자들이 행복하다고 말해야 한다.”라고 말입니다. 이러한 의심이 인간이라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하느님의 사랑 안에 있습니다.

 

의심이 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그 존재에 대해 알고 싶음이 강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느님관은 현실의 아버지보다도 더 나의 존재를 깊이 잘 알고 계시며 우리에게 각자 필요한 것을 주시려고 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를 죄인으로만 생각하며 하느님께 다가오지 못함을 하느님께서는 오히려 답답하고 안타까워하시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청하라고 애타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청한다면,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생각하시는 “때”에 그것을 주십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청하되, 조급하지 말고 기다리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믿고 맡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 됨됨이를 떠나서, 자신의 것을 내어놓는 것이 두렵고 자존심 상하는 일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모습을 계속 내 안에 가둬둔채 사는 것은 선을 그은채 현재 관계로밖에 살 수 없게 됩니다. 편하지만 사랑은 아닌채 말입니다. 공동체 안에 함께 계시는 하느님께서는 편하게 안주하고 싶어하는 우리에게 등을 밀어주시며 좀더 가까워지고 관계 안에서 발견되는 하느님을 더 알 수 있도록 권고하십니다. 우리가 부족하기에 서로 다툼과 갈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 깊이 알고 사랑하게 되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그런 것들을 허락하십니다. 영혼의 양식을 주시는 그분께 오늘도 사랑할 수 있도록 간청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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