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주님의 평화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0-20 21:22

조회
3595

가해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루카 12,49-53)

 

 

주님의 평화

 

찬미예수님! 요즘에는 종교를 갖는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평화를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종교의 순기능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산란해져 있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종교는 진리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즉, 평화도 진리와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진리가 왜곡되면 왜곡될수록 우리는 평화롭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평화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요한 14,27)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어떤 것이길래 세상이 주는 평화와 다르다고 하신 걸까요? 게다가 예수님께서는 오늘 평화가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러 오셨다고까지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평화를 주시는 분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건 또 무슨 말씀일까요?

 

  이 말씀의 뜻을 헤아리기 전에 우리는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었던 평화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화에 대해서 우리는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평화가 뭐냐고 묻는다면 쉽게 답할 수가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평화의 개념은 시대가 변하면서 조금씩 달라져왔습니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라고 불리는 정치적인 평화가 있는가 하면, 인도어 샨티(śānti)가 뜻하는 내적인 비정치적 평화도 있습니다. 사회정의의 실현이나 국가 분쟁의 해결을 뜻하는 평화가 있는가 하면, 모든 사람들의 복지와 안녕을 뜻하는 평화도 있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나 갈등이 없이 세상이 평온한 상태를 말하지만, 세상은 단 한 번도 이런 평화를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는 늘 상대적인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오늘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단순하게 생각해 볼 때,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절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분열이나 갈등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그 반대입니다. 분열이나 갈등이 없는 것이 아니라, 분열이나 갈등 속에서도 존재하는 평화입니다. 그런 평화가 있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평화를 증명해주었습니다. 그들이 바로 그리스도를 따라 죽어갔던 많은 우리 선조들과 순교자들입니다. 그들은 박해 속에서도 평온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평온함을 잃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참된 진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무서운 형벌 앞에서 오히려 그들은 누구도 보여줄 수 없는 온화한 미소와 평온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많은 외교인들은 그 모습을 보고 너무나 놀라워했으며, 그들이 가진 믿음 안에 참된 진리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고 하신 것은, 바로 그 속에서 예수님의 참된 평화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우리가 누릴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어떤 상황에서든지 평화로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전체 1,665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1665

New 예수님과 상관 있는 삶 – 연중 제13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7.02
|
추천 0
|
조회 76
하느님의 사랑 2025.07.02 0 76
1664

독일 통일과 니콜라이 교회 –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하느님의 사랑
|
2025.06.25
|
추천 0
|
조회 440
하느님의 사랑 2025.06.25 0 440
1663

골방에서 드리는 기도 –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6.18
|
추천 0
|
조회 763
하느님의 사랑 2025.06.18 0 763
1662

예수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 부활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5.21
|
추천 0
|
조회 2276
하느님의 사랑 2025.05.21 0 2276
1661

부활의 증인 – 성 마티아 사도 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5.14
|
추천 0
|
조회 3391
하느님의 사랑 2025.05.14 0 3391
1660

말씀을 전하였다 – 부활 제3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5.07
|
추천 0
|
조회 3588
하느님의 사랑 2025.05.07 0 3588
1659

배반 예고 – 성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4.16
|
추천 0
|
조회 4914
하느님의 사랑 2025.04.16 0 4914
1658

말씀에 머무른다면 – 사순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4.09
|
추천 0
|
조회 5065
하느님의 사랑 2025.04.09 0 5065
1657

계명을 스스로 지키고 – 사순 제3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26
|
추천 0
|
조회 5409
하느님의 사랑 2025.03.26 0 5409
1656

천사와의 만남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9
|
추천 0
|
조회 5067
하느님의 사랑 2025.03.19 0 5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