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시대의 징표
가해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루카 12,54-59)
시대의 징표
찬미예수님!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반포된 4개의 헌장 가운데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이 있습니다. 이 헌장의 4항을 보면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모든 시대에 걸쳐 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탐구하고 이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하여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사목 4항) 헌장의 권위는 우리나라의 헌법에 비길 수 있습니다. 즉, 교회 안의 모든 법은 이 헌장에 기초를 두고, 이 정신에 따라야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시대의 징표를 헤아리는 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의무에 속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주목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환경, 문화, 종교, 복지 등 이루 다 헤아릴 수조차 없는 다양한 분야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가깝게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부터 멀게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어떤 나라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시대의 징표를 여러 매체를 통해서 접하고 보긴 하지만, 이를 풀이하는 일은 쉽지가 않습니다. 너무나 복잡하고 다양하고, 또 은폐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옛날에 우산장수와 짚신장수를 둔 부부가 있었습니다. 이 부부는 늘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해가 쨍쨍하면 우산을 파는 아들이 장사를 못해 걱정이고, 비가 오면 짚신을 파는 아들이 장사를 못해 걱정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가 놀러와 그 모습을 보고 참 답답하다고 하였습니다. 해가 쨍쨍하면 짚신을 파는 아들이 장사가 잘 될 것이고, 비가 오면 우산을 파는 아들이 장사가 잘 된다고 생각하면 걱정할 일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전해줍니다. 시대의 징표를 탐구하고 해석해야 하는 우리에게도 이 이야기는 중요한 교훈을 전해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땅과 하늘의 징조를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를 풀이하지 못하는 군중들을 안타까워하십니다. 이 말씀을 듣는 우리 가운데에는 이 시대의 징표를 관심 있게 보려고 하지 않았던 나의 모습을 반성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시대의 징표를 바라보지만 그것에 담긴 하느님의 뜻을 찾지 못해 답답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시대의 징표를 바라보면서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대개 우리가 볼 수 있는 시대의 징표는 위험한 위기나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비롯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군중들은 구름이 올라오면 비가 오겠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비가 오리라는 것을 알면, 그에 대한 준비를 할 것입니다. 우리 역시 시대의 징표를 읽어서 시대가 어찌 되리라는 것이 예상되면 그에 대한 준비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럴 때에 절망하는 것이 옳겠습니까? 아니면 희망을 갖는 것이 옳겠습니까? 시대의 징표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때에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희망을 갖는 일은 더 중요합니다. 이 희망을 가질 때에 우리는 시대의 징표를 보고 아주 작은 것이라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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