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계명의 목적(finis praecepti)
가해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루카 13,10-17)
계명의 목적(finis praecepti)
찬미예수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지켜야 할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법으로 규정된 것 말고도 상호간에 지켜야 하는 예의나 에티켓, 매너 등은 갈수록 더 구체화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마치 죄인처럼 취급을 받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규정된 법을 어기는 것보다 상호간에 지켜야 할 예의와 신뢰를 어기는 사람이 더 나쁜 평판을 갖게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명문화된 법이 지향하는 바가 이러한 도덕적인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보면, 유난히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자들을 고쳐주시는 일이 많이 등장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일을 행하신 것이 아닙니다. 오늘도 역시나 안식일에 병을 고치는 행위를 보고 트집을 잡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법 규정에 의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율법은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것입니다. 어겨서는 안 되는 말 그대로 법인 것이죠.
법을 지키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오늘 이러한 모습을 보고 크게 나무라십니다. 첫마디부터 대놓고 위선자라고 하십니다. 선을 가장하고 있다는 것이죠. 예수님께서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요? 그 이유는 오늘 복음에서 회당장이 보여준 모습에 있지만, 사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삶 속에서도 똑같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회당장은 안식일에 쉬어야 한다는 법 규정을 지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제가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모든 법은 그 법이 지향하는 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 법 계명의 목적이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지켜야 하는 것에만 얽매여 있다 보면 그 법이 무엇을 위해서 있는 것인지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법이 지향하는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사람마저도 그 법을 심판합니다. 그에게는 그 법이 지향하는 목적보다 그 법 규정 자체가 더 중요하게 된 것이죠.
이러한 모습은 우리 삶에도 존재합니다. 내가 싫은 사람, 내 맘에 안 드는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기 가장 쉬운 도구가 바로 법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께서 율법을 통해서 죄가 들어왔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지켜야 할 것으로 그물을 촘촘하게 짜면 누구나 쉽게 죄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법과 계명을 내리신 이유는 죄인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계명의 목적,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 병마에 시달리는 이 여자를 고쳐주신 것은 안식일에 쉬라는 계명 자체는 어긴 것일지 몰라도, 그 계명이 지향하는 목적인 사랑의 행위였습니다. 법을 지키면서 사랑도 실천한다면 그것은 그 계명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겠지만, 법은 지키면서 사랑은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늘 예수님 말씀대로 위선에 불과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그대가 원하는 바를 하십시오.(Dilige, et quod vis fac.)” 계명 때문에 사랑을 실천할 기회를 잃지 말고,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계명을 지키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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