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첫째와 꼴찌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0-26 20:33

조회
1852

가해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루카 13,22-30)

 

 

첫째와 꼴찌

 

찬미예수님!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들 스스로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백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흔히 선민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그래서 그들은 다른 민족들에 대해 배타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구약시대에 다른 민족들과 섞여 살게 되는 것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죄악시하였는데, 그 이유는 다른 민족들이 섬기는 신을 섬기면서 우상을 숭배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선택된 백성과 선택되지 않은 백성의 차이를 율법에서 찾았고, 율법을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율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곧 하느님의 백성이 아닌 것과 다름없이 된 것입니다. 결국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한, 그들만의 하느님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셔서 그들의 이러한 생각을 완전히 뒤바꿔놓으셨습니다.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가르쳤던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의 비난을 받기 일쑤였고,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당시에 상종도 하려고 하지 않던 세리와 창녀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또 이스라엘 민족들이 상종하려고 하지 않는 사마리아인을 참된 이웃에 비유하는가 하면, 이방인이었던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의 딸을 고쳐 하느님의 구원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는 그와 같은 예수님의 가르침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때까지도 예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아직도 하느님 앞에서 선택된 민족이고, 그래서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첫째라고 여겼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이 한 마디 말에 주님을 이용해 자신들이 위대한 민족이라는 것을 드러내려는 그들의 심산이 숨어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우리는 주님을 알고, 또 주님께서는 다른 곳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곳에 오셔서 가르치셨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만큼 주님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까 하는 말입니다.

 

이 말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씩이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불의는 당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하느님을 빌미로 자신들의 위대함을 드러내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는 자신들이 하느님 앞에서 첫째가는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사실 그들은 하느님과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드러났을 때 그들은 하느님 앞에서 꼴찌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예수님의 이 말씀을 다시 한 번 들어보십시오.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예수님께서 안다고 증언하고 하느님 앞에서 첫째가 되려면 요한 사도께서 가르치신 대로 행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1요한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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