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행복의 기준
가해 연중 제31주간 월요일 (루카 14,12-14)
행복의 기준
찬미예수님! 우리는 언제 행복하다고 느낄까요? 내 주위의 사람들과 그저 아무 탈 없이 잘 지내고, 내가 하는 일이 그리 큰 어려움 없이 순탄하게 이어지면 행복을 느낄까요? 어떤 사람은 행복의 기준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찾기도 합니다. 그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모두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우리가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하려면 유념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오죽하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순탄하게 이어가는 법에 대해서 가르치는 책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 많은 것들이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와 도리를 이야기하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보답입니다.
내가 어떤 감사한 일을 받게 되면 응당 그에 대한 보답을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나에게 그 도리가 적용되듯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내가 보답을 하듯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은혜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고, 심하게는 배은망덕하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은 이러한 도리를 지킬 여력이 없습니다. 보답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해주고서 보답을 바라는 일은 오히려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도리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어떤 측면에서 그것은 도리가 아니라 폭력에 가깝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우리가 정성을 다해서 한 일에 대해 보답을 받는다면 기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보답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과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행복의 기준이 다른 까닭입니다.
우리가 지금 한 일에 대해서 보답을 받는다면 그것은 사람이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한 일에 대해서 보답을 받지 못한다면 그 보답은 훗날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사람이 주는 것으로도 우리가 기쁘고 행복한데, 하느님께서 그 보답을 주신다면 얼마나 더 기쁘고 행복할까요? 물론 우리가 오늘 복음 말씀에서처럼 가난한 이웃들, 그리고 병자들을 위해 아무런 보답 없이 봉사하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장차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영원한 선물의 향기를 희미하게나마 잠시 맡을 수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하느님께 행복의 기준을 두는 사람은 이 향기를 통해 하느님께서 장차 우리에게 주실 선물을 확신하고 더욱 행복한 삶을 살겠지만, 세상과 사람에 행복의 기준을 두는 사람은 자신이 받아야 할 보답을 받지 못한 것을 생각하며 더욱 불행한 삶을 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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