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연중 제 31주간 목요일 강론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1-03 22:59

조회
1370

†찬미예수님!

 

    다음 이야기는 이슬람 수피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밤 어떤 사람이 가로등 아래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고 합니다. 지나가던 행인이 그 모습을 보고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요. 그러자 그 사람이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했습니다. 친절하게도 지나가던 행인은 그 사람에게 열쇠 찾는것을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한 시간이 넘게 찾아봐도 도저히 찾을 수 없자 행인이 마침내 “정말 여기서 잃어버린게 맞아요?”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어두운 골목길을 가리키며 “아니요. 저기 컴컴한 데서 잃어버렸습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행인은 어이가 없어서 “아니 그런데 왜 이 가로등 밑에서 열쇠를 찾고 있습니까?”라고 했지요. 그러자 그 사람은 “여기가 환하니까요.”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어이없는 이야기는 사실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참모습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나의 어두운 부분을 직면할 줄 알아야 하지만, 항상 엉뚱한 곳에서 그 열쇠를 찾으며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나의 어두운 부분, 즉 부족한 부분들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두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나의 죄책감이나 나의 불완전함은 항상 나의 마음속깊은 무의식 속에서 신경이 쓰이기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두 가지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하나는 잃어버린 양 한 마리의 비유와 잃어버린 은전 한 닢의 비유입니다.

  

    잃어버린 사람은 어떤 마음이 들까요? 양 99마리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마음에서 떨칠 수가 없습니다. 은전 한 닢은 당시 한 데나리온으로, 농사꾼의 하루 품삯이었습니다. 따라서 은전 한 닢을 잃어버리면 우리는 온통 그 잃어버린 것에 신경이 쓰이게 될 것입니다.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그것을 찾고 싶어지겠지요.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인간의 마음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찾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고통들과 슬픔들, 억압들로부터 생기게 된 마음의 상처들을 뒤로 하지 말고 등불을 켜고 집안을 쓸며 샅샅이 뒤져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현실에서 부딪히는 고통들이 모두 타인에게서 오는 것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사실 내 마음에 걸리는 것들은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내 마음 깊은 곳에서 그 사람의 행동과 말투가 걸리는 것인데 말입니다.

회개라는 것은 하느님께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들 때문에 하느님과 멀어지고 나 자신과 멀어지고 공동체와 멀어집니다. 가까이 할수록 내 상처가 드러나게 되는데, 그것이 싫기 때문입니다. 잃어버린 것을 찾으라는 것은 내 부족한 것들과 내 상처들을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바리사이의 말대로 죄인들을 받아들이는 예수님처럼 말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열쇠를 찾는다면 우리는 새로운 시선으로 모든 것을 바라볼 수 있어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뻐하며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항상 하느님께서 그렇게 우리를 초대하고 계신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시고 그렇게 돌아오기를 바라시고 계십니다.

  

    그동안 내가 보기 싫어 놓고 살았지만 사실 내 것이었던 것을 찾게 되고, 그럼으로써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항상 신경쓰이지만 모른척 하고 살아온 것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 내가 뒤로 미루고 있었던, 내 마음속에 항상 담아놓고 있었던 것이 있는지 용기있게 바라보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그 다음은 치유하시는 하느님께서 알아서 해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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