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먹고 마셔야 할 때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1-07 21:39

조회
1376

가해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루카 17,7-10)

 

 

먹고 마셔야 할 때

 

찬미예수님! 우리는 어떤 큰 행사가 일을 마치고 난 다음에 꼭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뒤풀이이지요. 대개 뒤풀이는 어떤 행사나 일을 마친 뒤에 그동안 준비하느라 감싸 쥐고 있던 것들을 모두 풀고 일이 잘 치러졌음을 서로 축하하면서 서로의 노고에 감사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가만히 보면 그동안 고생한 데에 대한 보상을 뒤풀이 때에 서로가 서로에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모든 뒤풀이가 이런 의미를 충분히 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뒤풀이를 하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자리를 일컬어서 뒤풀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모든 일이 다 끝난 뒤에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일이 진행되고 준비하는 동안에 뒤풀이를 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그러면 뒤풀이라고 할 수가 없지요. 만에 하나, 중간에 뒤풀이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기쁨이나 성취감, 혹은 보람 등을 이 때에 얻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이 말씀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전해줍니다. 우리가 뒤풀이를 모든 일이 끝난 다음에 하듯이, 종이 먹고 마시는 때는 주인을 시중드는 일이 모두 끝난 뒤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우리에게 중요할까요? 그 이유는 오늘 독서에서 말해주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오늘날 신앙은 삶에 있어서 그리 많은 혜택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만, 고통은 늘 그 사람 주위에 머물고, 사람들의 비난을 듣기 일쑤입니다. 온갖 봉사를 하면서도 인정받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욕을 먹기도 하고, 열심히 활동하고 하느님께 정성을 다 바치지만, 나아지는 것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하느님을 믿지 않고 그분께서 원하시는 바를 행하지 않아도 잘들 살아갑니다. 오히려 더 많은 여가를 즐기고 더 많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지금 내가 바치는 정성에 대한 보답을 지금 누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세상에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 말씀대로, 우리가 먹고 마셔야 할 때는 주님을 시중드는 일이 끝난 다음입니다. 지금 우리가 먹고 마신다면, 우리는 아무런 보람도 아무런 기쁨도 누릴 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하느님의 시중을 들기 위해 이 자리에 있습니다. 내가 왜 시중을 들어야 하는가? 하고 묻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그분의 뜻이었고,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는 것도 그분의 뜻입니다. 즉, 모든 인간의 삶은 창조주의 뜻에 달려있기 때문에, 그분의 뜻에 따라 사는 것이 가장 인간답게 사는 것이고, 가장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인간답게 살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그분께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일이 끝난 뒤에 누구도 누릴 수 없는 행복한 뒤풀이를 영원히 그분과 함께 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절망하지 말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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