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연중 32주간 화요일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1-08 01:14

조회
1340

+ 찬미예수님!

 

오늘은 옛날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까 합니다. 옛날에 어린 나귀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그 나귀의 엄마 나귀는 자주 짐을 싣고 나르기도 하고 사람을 태우기도 했습니다. 어린 나귀는 자신도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지만, 아직 어려서 인지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이 어린 나귀에게도 기회가 왔습니다. 어린 나귀가 사람을 태우고 드디어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나귀가 걸어가기 시작하는데 사람들이 환호를 하는 것이 아닙니까? 나귀는 순간 어깨가 으쓱해졌습니다. 나귀는 속으로 ‘그럼, 난 이 정도는 가뿐이 할 수 있는 걸,..’이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성읍에 다다랐습니다.

그런데 나귀는 중요한 사실을 하나 모르고 있었습니다. 나귀를 탄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이렇게 말하여라.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루카 17,10)”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를 통해서 우리들에게 겸손함을 알려주십니다.

 

누구나 인간은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를 경험하게 됩니다. 노력을 하여 어떠한 것을 성취하기도 하고 이로 인해 다른 이들로부터 인정을 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내 능력으로 이를 했다고 생각하기에 내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의 능력으로만 이를 성취한 것일까요?

어쩌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나귀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일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모든 능력은 바로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능력을 갖게 된 것은 우리가 잘 나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이러한 능력을 주셨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사실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능력은 전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은총을 허락하셨기에 우리가 그러한 능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러한 능력을 갖고 있음에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능력들이 하느님에게서 온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저절로 겸손해집니다. 왜냐하면 이는 하느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것을 단지 내가 행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겸손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내가 잘났기에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쉽게 교만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때로는 내 자신의 능력에 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더 이상 하느님께 의탁하기보다는 내 능력을 믿게 되고, 하느님과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요즘과 같은 자기 PR시대에 이러한 겸손함은 왠지 어리석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리석어 보임을 통해서 우리들은 삶 안에서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하느님과 친교를 나누며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지혜 2,2-3 참조). 또한 이러한 모습이 섬기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 그리스도를 닮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쪼록 우리의 삶 안에서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과 친교를 나누며 평화를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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