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위협과 사랑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1-11 09:44

조회
1339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강론(루카 17,26-37)

 

 

+찬미예수님

 

  고등학교 때 정말 무서운 선생님이 한분 계셨습니다. 어찌나 그분이 무서운지 그 선생님 수업시간에는 눈을 부릅뜨고 졸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고 그분이 자율학습 감독을 하실 때는 도망가는 사람 없이 전부 학교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무서운 선생님이신데 선배들은 그분이 참 좋은 분이라고 학생들을 정말 사랑하시는 분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당시에는 선배들의 이야기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졸업을 하고 나서야 그 선생님께서 참 좋으신 분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피곤하시고 편찮으셔도 결코 대충 수업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항상 학생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셨고 누구보다도 애정있게 학생들을 지도하셨습니다. 쉽게 유혹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시기이고 때로는 엄하지 않으면 잘 말을 듣지 않는 학생들이기에 그분께서는 온힘을 다해 학생들을 보호하셨던 것이었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무서웠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도 학생들을 사랑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구약성경을 읽다보면 무서운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하느님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를 내시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노아의 방주나 소돔과 고모라와 같은 심판에 관한 말씀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러한 말씀들을 들을 때면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의 모습보다는 심판자의 무서운 하느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무서운 하느님의 모습이 떠오를때면 과거에 잘못했던 일들이 하나둘 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혹시 나중에 나도 하느님 앞에서 심판을 받아 벌을 받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에는 몸가짐도 조심스러워지고 과거에 잘못했던 일들을 후회하면서 죄를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성경에서 때로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벌하시겠다고 위협하시는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협들은 단순히 사람을 응징하고 벌을 주려고 하기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위협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도록 우리에게 회개를 촉구하기 위한 위협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이러한 마음은 예레 1,14-16과 3,12-14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예레 1,14-16에는 무시무시한 하느님의 진노와 위협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스라엘에 재앙을 내리겠다고 하느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예레 3,12-14에 가면 아래와 같은 인간을 향한 간절하고 애절한 하느님의 진짜 마음이 나타납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화가 난 이 마음을 계속 갖고 있지 못하겠구나. 나를 배반하고 떠나간 자들아 제발 돌아

와 다오.”

 

  진심으로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라면 자신의 자녀가 죽음의 길을 가는 것을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막을 것입니다. 혼을 내고 위협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회초리를 들어서라도 자녀가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막을 것입니다.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우리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약함과 굳은 마음을 잘 알고 계시기에 이렇게 강한 어조로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무서운 위협속에 사실은 사람을 위해 목숨을 내어주는 너무나도 치열하고 애절한 사랑을 담아서 말입니다.

 

  이제 자신의 삶을 성찰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애절한 부르짖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굳어져 있지는 않은지? 아니면 자꾸 다른 것에 미련을 두고 뒤를 돌아보며 회개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만일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신다면 오늘 하루 기도 중에 우리의 마음을 다해 회개하여 주님께 돌아갈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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