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정화하는 것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1-17 10:42

조회
1358

가해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루카 19,45-48)

 

 

정화하는 것

 

찬미예수님! 오늘 오신 여러분들께서는 자주 씻으시나요? 혹시 가장 오랫동안 안 씻어 본 게 얼마나 되시나요? 어떤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며칠간 씻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는 날마다 어떻게든 몸을 씻으면서 살아갑니다. 조금이라도 씻지 못하면 괜히 찝찝하고 불쾌한 기분이 들고 냄새도 고약해지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연중 제33주간 금요일이면서 교회는 오늘 11월 18일에 성 베드로 대성전과 성 바오로 대성전을 봉헌한 것을 기념합니다. 공교롭게도 오늘 독서와 복음은 모두 성전을 정화하는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성경에서는 이 성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 자신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주님을 모시고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시는데, 정말 정화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정화라는 것은 말 그대로 깨끗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성전을 깨끗하게 청소한다고 해서 성전이 정화되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예로부터 어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사람은 목욕재계를 하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제가 여쭤보기도 했지만, 우리 가운데 몸을 씻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몸을 씻었다고 해서 우리가 정화되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럼 정화라는 것은 겉을 깨끗이 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죠.

 

오늘 예수님께서는 ‘기도의 집’이 ‘강도들의 소굴’이 되었다고 하시면서 성전에서 물건을 파는 이들을 모두 쫓아내셨습니다. 또 오늘 독서에서 유다는 이방인들에 의해 무너진 성전을 다시 만들고 새롭게 봉헌하며 이 날을 축제일로 정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을 정화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행동과 유다의 행동이 성전을 정화한 것이라면 이 정화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성전은 하느님께 속한 것이고, 하느님을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성전이 더럽혀진다는 것은 하느님께 속한 것이 하느님께 합당하지 않게 사용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약시대에 성소가 더럽혀지는 것은 하느님을 경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이민족들의 신을 섬기는 것을 의미했고, 예수님께서도 하느님께 기도하기 위해 마련된 집이 장사하는 집으로 변질된 것을 보고 성전이 더럽혀졌다고 여기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이렇게 성전이 더럽혀졌다는 것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성전은 하느님께 속한 모든 것을 가리킵니다.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들이 하느님께 속해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성 프란치스코가 보여주듯이 서로 연관을 맺으며 하느님을 찬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안에 있는 다른 목적 때문에 우리 스스로를, 그리고 다른 모든 것들을 이용한다면, 그것이 성전을 더럽히는 것이고,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곳을 정화하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속한 것을 하느님께 돌리는 것, 그것이 정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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