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연중 제 33주간 금요일 강론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1-18 11:08

조회
1472

연중 제 33주간 금요일(루카 19,45-48)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들어가시어 물건을 파는 이들을 쫓아내시며 그들이 성전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고 꾸중하십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성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성전에 하느님이 머무신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성전 안에서 기도하며 자신의 죄를 속량하기 위해 하느님께 제물을 바치곤 했습니다. 먼 지역에서 제물을 바치러 온 사람들은 제물을 가지고 오는 중에 부정을 타거나 흠이 생길 수 있기에 성전에 와서 제물을 사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그 당시 성전 주위에는 상인들이 제물로 바칠 소와 양, 비둘기 같은 동물들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수석 사제들과 성전의 지도자들이 성전에서 장사를 하게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고 심지어는 다른 곳에서 사온 희생제물은 부정한 것이어서 하느님께서 즐겨 받지 않는다고 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비싼 가격을 지불하면서도 성전 뜰 안에 있는 동물들을 사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부조리 속에서 거룩해야 할 성전은 기도하러 오는 순례자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강도의 소굴로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성전의 모습을 정화시키기 위해 이들을 쫓아내시고 꾸짖으십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쫓아내시려 하신 것은 비단 물건을 파는 이들뿐만이 아닙니다. 그들의 부당한 마음까지 몰아내시고자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성전 정화 사건은 변질되어 버린 성전을 원래의 모습으로 돌리려는, 즉 하느님께서 머무르시는 거룩한 곳으로, 사람들이 기도하면서 하느님과의 통교와 일치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되돌리고자 하는 뜻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이 계시는 성전은 장소적인 곳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오로 사도가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1코린 6,19)라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우리 자신 역시 예수님의 몸을 모시며 주님의 현존을 증거하는 거룩한 성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자신 각자가 성전이기에 성전으로서의 우리의 모습은 어떤지 성찰해보시길 바랍니다.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우리의 거룩한 마음에 세상적인 것들만을 가득 채워 장사꾼의 소굴로 만들어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느님의 자리보다는 미움과 이기심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자신의 내면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그 안에 들어있는 세속적인 것들을 거침없이 몰아내버릴 수 있도록 그리고 우리 각자가 주님이 현존하시는 성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오늘 기도 중에 은총을 청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은총에 힘입어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전을 통해 자신의 현존을 증거하신 것처럼 우리 역시 기도와 사랑의 삶을 통해 하느님의 성전이 되어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루카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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