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때문에가 아니라 덕분에로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1-23 08:48

조회
1349

†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수난하시기 전에 미리 제자들에게 박해를 당할 것이라고 알려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영광에 들어가시기 전에 먼저 고난을 겪으셔야 하는 것처럼 제자들도 이러한 시련을 미리 맞게 된다는 것을 예고하신 것입니다. 제자들이 이렇게 시련을 맞게 되는 것은 다른 이유에서가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 때문에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려가며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 때문에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로부터 넘겨져 죽기까지 합니다. 이렇듯 제자들은 다른 어떤 이유에서도 아닌 오직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수도자이기 때문에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더 참아야 하고 더 웃어야 하고 신앙생활 또한 남들과는 특별하게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 때문에라는 말에서 사실 우리는 구속을 받습니다.

 

해외 사도직으로 베트남으로 3개월간 실습을 하고 온 것이 기억이 납니다. 종교 활동이 쉽지 않은 나라가 바로 베트남입니다. 만약에 제가 천주교 신자도 아니고 수도자도 아니었다면 베트남에 가서도 두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천주교 신자이고 수도자였기 때문에 철저히 신분을 숨겨야 했고 길을 가다가 혹시나 베트남 경찰이 눈에 띄면 붙잡혀가지 않을까 싶어서 긴장되고 두려웠습니다

베트남에 갔을 때는 차라리 내가 하느님을 믿지 않은 사람이었으면 더 자유롭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수도자이기 때문에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화를 낼 일도 참고 살며 슬픈일이 있어도 웃고 삽니다. 그러나 이렇게 때문에라는 생각속에서 우리가 살아가게 되면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참고 또 참다보면 나중에는 내가 참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때문에라고 책임을 돌려버린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참고 견디고 살아가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각도로 생각해본다면 긍정적인 마음에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우리의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모든 것을 예수 그리스도의 탓으로 돌리고 우리의 책임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떠맡기고 사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때문에라는 관점을 다르게 보는 것입니다.

때문에가 아니라 덕분에라고 생각을 바꾸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이기 덕분에

수도자이기 때문에가 아니라 수도자이기 덕분에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천주교 신자인 덕분에라고 긍정적이고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고 하십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 인내는 바로 덕분에라는 긍정적이고 호의적이고 복음적으로서의 인내입니다. 탓으로 돌리는 때문에라는 마음이 아닌 긍정적인 덕분에라는 마음으로 인내를 하게 되는 것이 우리는 생명을 얻게 되고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라는 예수님의 약속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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