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기다리는 마음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1-26 16:54

조회
1447

가해 대림 제1주일 (이사 6,16ㄹ-17.19ㄷ;64,2ㄴ-7 / 1코린 1,3-9 / 마르 13,33-37)

 

 

기다리는 마음

 

찬미예수님! 드디어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새해에도 주님께서 내려주시는 복을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새해는 주님을 기다리는 일로 시작합니다. 세상 창조 때부터 이미 계획된 우리의 구세주께서 이 세상에 내려오시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삶 속에서 누군가를 기다려 본 적이 많습니다. 가장 흔한 예로 집에 손님을 맞이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내일 집에 손님이 오기로 되어 있다면, 우리는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음식을 장만하고, 집안을 청소하고, 예쁜 옷을 입고 갖은 단장을 합니다. 가장 좋은 모습으로 그 손님을 맞이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손님이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준비를 할 때에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집니다. 만약 그 손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상태에서 준비를 한다면, 준비는 하겠지만 억지로, 혹은 온갖 불평을 해대며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준비를 하는 그 기간 동안 설레고 들뜨고 부푼 마음으로 준비를 할 것입니다. 하나도 힘들지 않고, 오히려 준비를 하면서 기다리는 그 시간이 너무나 기쁘고 행복할 것입니다. 그 시간 자체가 축복이 되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깨어 있을 것을 당부하십니다. 그런데 이 깨어 있음은 우리의 의무이기 이전에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기쁘고 즐거운 일을 기다리는 마음은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어렸을 때 소풍가기 전날, 여행가기 전날 설레고 들뜬 마음에 한 숨도 잠을 이루지 못하지만, 하나도 피곤하지 않고 오히려 행복합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이렇게 기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깨어 있으라고 하셨는데, 이것은 우리에게만 하신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오늘 제1독서와 제2독서를 통해서 두 가지 전혀 다른 기다림을 보게 됩니다. 제1독서는 죄인의 기다림, 그리고 제2독서는 주님의 친교 안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기다림입니다. 내가 죄인이라면 주님을 맞이하기가 두렵고 힘이 들 것입니다. 물론 주님을 모시는 일은 참 좋은 일이지만, 그동안 집이 너무나 엉망진창이 되어 있어서 청소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주님을 모시고 싶긴 하지만 이런 자리에 모시고 싶지 않고, 또 너무 부끄러워 주님이 오실 때에 숨고 싶은 생각이 더 먼저 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사랑하고 있다면 그 사랑하는 이가 오기를 기다리는 이 시간은 그 자체로 축복입니다. 우리가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일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닙니다. “깨어 있어라.” 지금까지 자고 있었다면, 이제 일어나서 설레는 마음으로 그분을 맞을 준비를 시작합시다. 우리가 주님을 기다리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그것이 곧 우리의 믿음이고, 우리의 희망이며, 우리의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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