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영성 생활의 적극성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1-30 09:54

조회
2106

나해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로마 10,9-18 / 마태 4,18-22)

 

 

영성 생활의 적극성

 

찬미예수님! 오늘은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입니다. 성 안드레아 사도는 여러분들께서 잘 아시다시피, 사도 베드로의 동생이었고, 형과 같이 어부였습니다. 어부였던 그는 예수님을 만나 예수님의 12제자 중의 한 사람이 되었고, 예수님의 승천 이후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그리스 북부 지역까지 갔다고 전해집니다. 예수님의 제자 중 사도 요한을 제외한 나머지 사도들은 모두 순교의 영광을 얻었기 때문에 사도들의 축일 색깔은 홍색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교회 전승에 따르면 성 안드레아 사도는 십자가 형으로 순교하였는데, 예수님의 십자가와는 달리 ‘X’자 형태의 십자가에 못박혀 순교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바로 성 안드레아 사도께서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는 장면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말씀은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예수님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잘 알지도 못하는 이가 따라오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도 참 당황스러운데, 더욱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잘 알지도 못하는 이가 부른다고 해서 그물을 버리고 따라가는 안드레아의 행동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낯선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면 제일 먼저 무슨 생각이 들겠습니까? 아마도 ‘저 사람이 누군가?’란 의문을 먼저 품을 것입니다. 그리고 ‘왜 부를까?’를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들은 뒤에야 그를 따라 나서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 말씀에서는 이런 과정들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안드레아는 도대체 어떻게, 그리고 왜 예수님을 따르게 된 것일까요?

 

오늘 복음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안드레아가 예수님을 만났을 때 어떤 강렬한 체험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요한 복음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요한 복음에서 안드레아는 예수님을 뵙고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 메시아를 직접 만난 그 강렬한 체험이 예수님을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 말씀은 이러한 그의 체험보다는, 주저하지 않고 예수님을 따라나선 안드레아의 적극적인 모습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아의 이런 결단이 아무런 고민 없이 쉽게 나왔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가 곧바로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예수님의 말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드레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이러한 과정을 아주 간결하고도 심오한 말로 설명합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믿음은 하느님께 대한 인간의 응답입니다. 즉, 이 말의 뜻은 하느님께 대한 응답은 그리스도의 말씀을 들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으로 세상이 창조되었고, 그 말씀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라는 것을 믿는다면, 우리가 하느님의 뜻에 응답할 수 있게 하는 믿음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진다는 바오로 사도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안드레아 사도는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힘 있는 한 말씀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2000년 전에만 가능했던 모습이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의 일상 안에서도, 그리고 우리의 신앙생활 속에서도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이 때에 나의 신앙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예수님을 따르는 데 있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 있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더욱 가까이 하셔서 밝아오는 새해에는 더욱 더 힘차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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