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마음을 여는 일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2-08 21:50

조회
1602

나해 대림 제2주간 금요일 (마태 11,16-19)

 

 

마음을 여는 일

 

찬미예수님! 옛말에 ‘소 귀에 경 읽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씀이라도 소에게는 무용지물이라는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소에게 경을 읽어주는 사람이 더 이상한 것 같습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동물에게 경을 읽어주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 경을 듣는 것이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경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에는 좋은 말씀을 듣고도 소처럼 반응하는 그 사람이 더 이상하게 여겨집니다. 우리는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도리를 옳게 가르치는 말씀을 듣는다면, 우리는 마땅히 그것을 행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당시 세대를 가리켜 하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대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미 우리 주님의 가르침은 온 세상에 퍼져 나갔고, 성경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이 번역되고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통계상으로는 주님의 복음이 온 세상에 퍼져나갔지만, 모든 사람들이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지는 않습니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내 삶의 주위에도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서 가르치신 것들을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완고한 마음을 봅니다. 옆에서 피리를 불어주는데 왜 춤추지 않을까요? 옆에서 곡을 하는데 왜 가슴을 치지 않을까요?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을까요? 두렵기 때문입니다. 비난받을까봐 두렵고, 상처받을까봐 두렵고, 무시당할까봐 두려운 것입니다. 우리는 마음을 열었을 때 다쳐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그래서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합니다.

 

이렇게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옆에서 아무리 야단법석을 하더라도 그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경을 읽어주어도 소는 움직이지 않는 것입니다. 사실 주님의 말씀은 힘이 있어서 닫힌 마음도 뚫고 들어갑니다. 그러나 내 안에서 그 말씀이 살아있지 않으면 그것도 힘을 잃는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이러한 우리의 세대를 안타까워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바라봅니다. 어쩌면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마음을 열기를 두려워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마음을 여는 열쇠를 알고 있습니다. 사람이 마음을 여는 때는 그 대상이 믿을 만하다고 여길 때입니다. 우리가 믿을 수 있다면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여러분들의 믿음을 회복하십시오. 하느님과의 신뢰 관계, 이웃과의 신뢰 관계를 회복하십시오. 이것이 실천하는 회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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