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자가당착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2-12 00:55

조회
1249

나해 대림 제3주간 월요일 (마태 21,23-27)

 

 

자가당착

 

찬미예수님! 우리는 매년 성탄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그 성탄을 준비하기 위한 대림시기도 매년 맞이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교회에서 가르치는 대로 매해 예수님께서 우리 삶 속에 새로 나신다는 것을 알고 있고, 또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정말로 예수님께서 성탄 때에 내 안에 새로 나신다면 우리는 새로 나신 예수님을 만나 큰 체험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 삶은 그렇게 많은 성탄을 겪으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또 다른 시련이나 고통이 오면 하느님의 존재를 묻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지만 실로 어리석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오늘 복음 말씀이 더욱 더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예수님께 이런 질문을 합니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과연 그들이 이 질문을 예수님께 던진 의도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너무도 뻔한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그런 가르침을 줄 수 있다고 여겼던 사람들은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이었습니다. 율법을 모르는 백성들은 이런 가르침을 함부로 말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율법을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은 사람이 하느님에 관해 말하고 가르치니 자신들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자격도 없는 놈이 왜 설치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반대로 한 가지 질문을 던지십니다. 그것은 세례자 요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 때까지만 해도 예수님보다 세례자 요한이 더 사람들 안에서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헤로데조차도 두려워했을 정도였죠. 그런데 그런 요한이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풀었고, 예수님께서는 그가 왜 이런 세례를 베푸는가에 대해 질문하신 것입니다.

 

이 질문을 듣고 그들은 고민합니다. 왜냐하면 세례자 요한이 세례를 베풀며 사람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그들이 보기에도 하느님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미 그들은 세례자 요한이 하느님께서 오실 길을 미리 닦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인정하기는 싫었던 것입니다. 그 일은 율법을 잘 아는 자신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그 세례자 요한은 자신들이 자격을 물었던 그 예수님을 증언하였습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이 질문을 던진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이미 알면서도 그것을 부정하려다가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영혼은 주님께서 곧 오신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모든 피조물은 자신을 창조한 창조주를 애타게 그리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그리워하는 이유는 그 창조주 안에 있을 때에야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삶 속에서 오늘 우리가 보았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처럼 하느님께서 내 안에 하신 일을 부정하려 한다면, 우리 역시 자가당착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정말로 내 안에 예수님께서 오시더라도 오셨다는 사실마저 부정하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주님을 기다리는 이 시기에 하느님께서 깨닫게 해주신 것을 부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욕심은 다른 것에 관심이 있을지 모르지만, 내 영혼은 주님을 모시기 위한 맞갖은 준비를 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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