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마리아의 노래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2-21 19:09

조회
1929

나해 대림 제4주간 목요일 (루카 1,46-56)

 

 

마리아의 노래

 

찬미예수님! 오늘 우리가 복음을 통해 접하게 되는 노래는 ‘마리아의 노래’, 또는 ‘성모님의 노래’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신약성경, 특히 복음서에는 여러 가지 노래들이 등장하는데, 각각 교회의 전례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아침기도 때에 바치는 ‘즈카르야의 노래’, 그리고 끝기도 때에 바치는 ‘시메온의 노래’가 있고, 주일과 대축일에 바치는 대영광송 역시 주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하늘의 천사들이 불렀던 노래로 복음에 등장합니다. 그중에서도 ‘마리아의 노래’는 사제와 수도자들이 매일 바쳐야 하는 시간전례인 ‘성무일도’의 저녁기도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의 까떼나도 이 기도로 이루어져 있지요. 우리는 이 ‘마리아의 노래’를 바칠 때에 십자가를 긋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복음을 듣기 전에 ‘주님, 영광 받으소서.’라고 하면서 십자가를 긋는 이유와 같습니다. 이 노래를 바치는 것은 복음을 선포하는 것과 같은 지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 노래는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구분됩니다. 전반부는 하느님께서 성모님 자신에게 이루신 일에 대한 감사와 찬미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고, 후반부에는 성모님 자신이 아니라 하느님을 경외하는 모든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이루시는 하느님의 업적에 대한 감사와 찬미의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성모님의 노래에 나타나는 하느님의 업적을 보면 몇 가지 특이한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로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뒤바꾸신다는 것입니다. 통치자들을 끌어내리고 비천한 이들을 높이시는 일, 굶주린 이들을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은 빈손으로 내치시는 일은 우리가 지금 누리는 것들이 역전되는 상황을 전해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구약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무엘의 어머니인 한나가 늙은 나이에 아이를 갖게 해달라는 청을 하느님께서 이루어주셔서 아이를 하느님께 바치고 불렀던 노래, 곧 한나의 노래에도 이러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욥기와 집회서, 시편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구원은 인간적인 성공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교만하지 않고 진정으로 하느님을 섬기는 데에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이 모든 일들이 과거형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예수님께서 태중에 계시지만, 성모님께서는 이 모든 일들이 이루어진 것으로 노래합니다. 하느님께서 성모님 자신을 통해 천지창조 때부터 미리 마련하신 구원을 시작하셨다는 사실을 믿는 것만으로 그 일이 이미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다고 확신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연 지금까지의 모든 세대가 성모님을 복되신 어머니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 어머니와 같은 믿음을 가지고, 그 어머니께서 부르신 노래를 함께 부르는 우리 역시 복된 사람들입니다. 하느님께서 이미 시작하신 이 구원이 내 삶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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