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하느님의 자녀의 의로움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2-01-03 23:59

조회
1306

나해 주님 공현 전 수요일 (요한 1,35-42)

 

 

하느님의 자녀의 의로움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라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라간 이유는 세례자 요한이 그분더러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하고 증언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께 다가가 묵으시는 곳을 묻습니다. 이것도 사실은 이상한 일입니다. 만약 저였다면 예수님께 다가가서 “당신이 요한이 말한 하느님의 어린양이 맞습니까?”하고 물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묻지 않고 묵으시는 곳을 물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습니까? 내가 직접 확인해 보겠다는 심산입니다. 내가 직접 체험해 보아야 믿겠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와서 보아라.”하시고 그들은 그날 예수님과 함께 묵었습니다. 그리고는 그중에 한 명인 안드레아가 자기 형 시몬 베드로에게 가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 여기서 우리는 놀라운 증언을 듣습니다. 안드레아는 그분을 처음에 라삐라고 불렀는데, 나중에는 그분을 메시아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장면을 통해서 우리는 세례자 요한이 증언한 하느님의 어린양이 곧 메시아시며, 그분께서 이루시는 일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묵으면서 일어난 일을 전하지 않습니다. 복음은 오후 네 시쯤이라고만 전하는데, 그때부터 함께 있었다면 꽤 오랜 시간 함께 한 것인데, 그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습니다. 다만 어떤 큰 체험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입니다. 복음은 그 체험이 어떤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메시아, 곧 그리스도라는 것을 믿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곧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우리 역시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이유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있고, 또 따르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우리에게 오늘 독서는 따끔한 일침을 가하고 있습니다.

 

오늘 독서는 하느님의 자녀를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으로 이야기합니다. 이런 사람은 죄를 지을 수 없고, 의로운 일을 실천해야 하며, 자기 형제를 사랑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자는 악마의 자녀라고 단정지어 말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만약 이 말대로라면 우리는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말 그대로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지만, 악마의 자녀일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죄를 저지르면 악마에게 속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순간에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과오를 깨닫고 다시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 스스로 죄가 있음을 고백한다면 우리는 그 순간 다시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사람이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하느님께 속한 사람이 됩니다. 안드레아 역시 예수님과 함께 묵으면서 이런 체험을 하였고, 그래서 그분이 메시아시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집회서 7장 5절에서는 ‘주님 앞에서 의로운 체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주님 앞에서 의로운 모습은 오히려 우리가 의롭지 않았음을 겸손되이 고백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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