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예수님을 필요로 하는 사람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2-01-13 20:04

조회
1313

나해 연중 제1주간 토요일 (마르 2,13-17)

 

 

예수님을 필요로 하는 사람

 

찬미예수님!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많은 질문을 합니다. 믿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믿음을 더 강하게 만드는 질문들입니다. 예를 들면, ‘나는 왜 주님을 믿는가?’, ‘기도하고 또 기도해도 고통스러운 건 매한가지인데 기도해서 무엇하나?’, ‘나는 망가지고 무너지고 싶지 않은데 왜 주님은 나를 망가뜨리고 무너지게 하시는가?’, ‘예수님은 나에게 어떤 분이신가?’ 하는 것들입니다. 우리의 머리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과 삶은 그 답에 그리 쉽게 동의하지 못합니다.

 

이런 질문 가운데 오늘은 이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왜 필요한가?” 그 필요한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내가 지금 받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필요할 수도 있고, 내가 지금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나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좀 더 성숙하고 성장하고 싶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유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모두 내가 잘 되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내가 잘 살고 싶기 때문에 나에게 예수님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런데 세상을 바라보면 예수님과 상관없이 잘 사는 사람들이 참 많아 보입니다. 나는 예수님을 믿고 있는데도 잘 살지 못하는데, 예수님을 믿지 않는데도 다른 사람들은 별로 다를 바 없이 잘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럼 또 생각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십니다. 그래서 그 모습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은 또 트집을 잡습니다. “저 사람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예수님께서는 이 말을 듣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이 말씀을 듣고 다시 한 번 묻습니다. “나에게 예수님은 왜 필요한가?” 내가 건강하고 잘 살고 있다면 우리에게 예수님은 굳이 필요치 않을 수 있습니다.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간절히 매달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진정으로 예수님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지, 그리고 얼마나 비참한지, 그리고 얼마나 부족한지를 아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내려주신 은총으로도 교만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많은 사람들에게서 인정을 받고, 또 주님 보시기에 올바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교만해지는 그 순간 예수님은 더 이상 우리에게 필요치 않은 분이 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죄인임에 감사하고, 내가 부족하다는 것에 감사하고, 내가 비참하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바오로 사도께서 자기 약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것도, 부활 찬송 때 아담의 죄를 ‘복된 탓’이라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우리에게는 아직 주님이 필요하고, 우리에게 아직 주님이 필요하기에 우리는 계속 감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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