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파견하시는 예수님의 마음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2-01-25 14:24

조회
1184

나해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루카 10,1-9)

 

 

파견하시는 예수님의 마음

 

찬미예수님! 우리는 매 미사가 끝날 때마다 세상으로 파견을 받습니다. 사실 미사(missa)라는 말은 라틴어 ‘mittere’에서 나온 말로 ‘파견하다, 보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말이 영어로 파생되어 ‘mission‘이란 말이 나온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미사 안에서 받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세상 안에서 복음을 선포할 힘을 받고, 그 힘으로 복음을 전할 사명을 띠고 파견을 받는 것이죠. 그래서 어찌 보면,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이 복음 선포와 관련이 있습니다. 나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나의 신앙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실천되면, 신앙을 갖지 않은 사람들이 그것을 의식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복음을 선포하는 것은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우리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음으로써 주님으로부터 복음을 선포할 권한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동시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의무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복음을 선포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은 우리가 받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께 복음을 받았고, 그 복음을 선포할 권한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 우리를 파견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파견하신 분의 마음을 좀 더 헤아릴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에 앞서 일흔두 제자를 파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사실 실제로 이 말처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가 미쳤다고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겠습니까? 그렇게 하면 아마 다 잡아먹히고 말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내야 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요? 제가 서품 받고 교구 신부님들과 함께 신학교 교수 신부님들을 모시고 사은회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한 교수 신부님께서 저희 새 신부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보내시면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 보내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오히려 이리들을 양 가운데에 보내는 것 같다.” 사고뭉치들을 세상에 내보내는 걱정 어린 마음에 우스갯소리로 하신 말씀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파견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걱정이 앞서기 마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미리 아시고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에 비유하시면서 당신의 마음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오늘 독서를 통해 티모테오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이것은 비단 티모테오에게만 하신 말씀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면서 때로는 지치고 넘어지기도 합니다. 어쩌면 살기 바빠서 복음 선포에 대해서는 신경조차 쓰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워야 합니다. 우리를 파견하신 그분은 파견해놓고 가만히 앉아계시는 분이 아닙니다. 당신에 앞서 파견하신 것이니, 그분께서도 곧 오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힘들 때, 우리를 파견하신 그분의 마음을 기억하고, 바오로 사도께서 티모테오와 티토에게 하신 것처럼 서로 용기를 북돋아주고 격려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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