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우리는 모두 하느님 나라를 향합니다.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2-01-26 22:00

조회
1349

2012년 나해 연중 제3주간 금요일

 

독서: 2사무 11,1-4ㄱㄷ, 5-10ㄱ, 13-17 복음: 마르 4,26-34

 

 

하느님 나라는 공평합니다.

 

땅에 씨를 뿌려 수확 때가 되고, 작은 겨자씨가 새를 품을 만큼 자라는 모습이 마치 우리의 성장처럼 보입니다. 비단 작물이나 나무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성장하는 모습 역시 정해진 틀에 맞추거나 예측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왜 이런 말씀으로 하느님 나라를 비유하신 것일까요? 하느님 나라는 정확하게 정할 수 없지만 각자의 믿음으로 성장하고 어느 누구에게나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땅에서 같은 물과 양분이 주어지는 환경에서 자라도 제각각인 식물들과 같이 우리의 모습도 제각각입니다. 하지만 일꾼의 낫이나 하늘의 새들은 모두 똑같아지는 순간을 기다려서 한 번에 오지 않습니다. 다 자란 것은 다 자란대로 미처 자라지 못한 것은 그것대로 거두어져 양식이 됩니다. 또 새들이 깃들 수 있게 큰 나무에 먼저 새들이 와서 다시 그 씨를 주위에 뿌리게 되는 것이지요. 비록 덜 여문 알곡들은 탈곡 바람에 날리게 되고, 더디게 자란 나무는 큰 나무의 그늘에 가려져서 점점 성장이 늦게 되더라도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앞의 경우가 완성된 하느님 나라이고, 뒤의 경우는 하느님 나라가 아닌 것일까요? 아닙니다. 덜 여문 알곡들은 날려진 그 자리에서 새롭게 싹을 틔어 또 다른 양식이 되고, 작은 나무 역시 다 자란 나무가 쓰기 위해 베어진 후에도 그 땅을 계속 지키면서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하느님 나라는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단지 그 때와 장소가 다를 뿐입니다.

요즈음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그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저는 제 삶의 성장이 하느님 나라에 어느 정도 다가갔는지 고민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기준에서는 하느님 나라가 어떻게 비추어질까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빠르게 권력이나 금력을 얻어 성공한 사람에게만 하느님 나라가 있다고 여기거나, 또는 정반대로 가장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만 하느님 나라를 찾으려고 하는 것은 세상의 나라와 하느님 나라를 혼동하는 잘못된 판단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우리가 예측하거나 규정할 수 없는 하느님 나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나만의 것이 아닙니다. 나만의 하느님 나라라는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 모든 이들 안에서 그 나라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에 하느님 나라는 굳이 찾지 않아도 이미 와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나와는 정말 다르기 때문에 맞지 않는 그에게도 하느님 나라는 있음을 보고, 또 나로 인해서 상처받는 누군가가 내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보게 되는 것이지요.

나보다 앞서 있듯이 보이는 모습에 급하게 서두르거나, 나보다 뒤쳐졌다고 여겨지는 모습을 보며 비웃어서는 안 됩니다. 수확되어지는 순간, 새가 깃들이는 순간들은 모두 다르더라도 우리는 자기 걸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향해 성장하면 됩니다. 내 걸음을 찾으시길 빕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로의 완주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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