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고정관념
나해 연중 제4주간 수요일 (마르 6,1-6)
고정관념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 말씀은 많은 신부님들이 옛날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날 때 많이 회자되는 말씀이지요. “예언자는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밖에서는 아무리 큰 존경과 신임을 얻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집에 오면 그저 한 가정의 일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어릴 적 친구들 사이에서는 그냥 코흘리개 친구들 중의 한 명에 불과한 것이지요. 오랜만에 만나서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게 되더라도 역시 그 친구들의 기억 속에는 여전히 코흘리개의 모습 그대로일 것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우리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가 범할 수 있는 흔한 실수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고정관념입니다. 고정관념이란 것은 우리의 머릿속에 박혀서 고정되어 버린 관념을 이야기합니다. 어떤 사람이 철없는 행동을 많이 해서 ‘쟤는 철없는 애’라는 인식이 고정되어 버리면, 그 사람을 언제 어디서 만나더라도 나에게 저 사람은 철없는 애입니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삶 속에서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도 그런 경우를 당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고향에서 가르치셨는데, 고향의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이렇게 회상합니다.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들에게 예수님은 그저 목수이고, 마리아라는 과부의 아들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회당에서 가르치니 ‘자기가 뭐 특출나다고 가르치는 거야?’하면서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도 이런 고정관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옛날 예수님 시대에도 그랬는데, 지금이라고 뭐 다른 게 있겠습니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고정관념의 결과입니다. 예수님의 고향에서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도, 그분의 행적을 보고도 자신들의 고정관념을 바꾸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복음은 이렇게 전합니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몇몇 병자에게 손을 얹어서 병을 고쳐주시는 것밖에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실 수 없었다.” 게다가 이런 말도 덧붙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다.”
우리가 고정관념을 갖게 되면 그것을 넘어서는 어떤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게 됩니다. 이것은 비단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하느님께도 적용됩니다. 우리가 하느님에 대해 어떤 고정관념을 갖게 되면 그것을 넘어서서 다가오시는 하느님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믿을 수도 없게 되겠지요. 그러면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믿지 않는 것에 또 한 번 놀라게 되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이라는 것은 어떤 한 시점에 국한된 기억일 뿐입니다.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른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그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누군가를 예전의 모습에 국한시켜 말한다면, 그 사람을 이끌어오신 하느님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맘껏 기적을 일으키실 수 있도록, 그리고 더 이상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지 않으시도록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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