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봉헌의 의미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2-02-02 10:18

조회
1871

나해 주님 봉헌 축일 (루카 2,22-40)

 

 

봉헌의 의미

 

찬미예수님! 오늘은 성모님과 요셉 성인께서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심을 기념하는 주님 봉헌 축일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이 세상에 빛이 되어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전통적으로 이 날에 1년 동안 사용할 초를 축복합니다. 또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이 날을 ‘봉헌 생활의 날’로 정하셨습니다. 봉헌 생활이란 자신의 전 생애를 하느님께 봉헌하고 살아가는 삶을 뜻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는 수도 생활을 하는 수도자들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오늘은 성모님과 요셉 성인께서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셨듯이, 자신의 전 생애를 하느님께 봉헌한 수도자들의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든 수도자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수녀님들과 수사님, 수사 신부님들께 축하의 인사를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봉헌의 유래는 구약 때부터 전해져 왔습니다. 사실 성모님과 요셉 성인께서 예수님을 성전에 바치신 것도 구약에 정해진 율법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율법에 의하면 제물의 종류도 굉장히 많고 그 규정 또한 많습니다. 그래서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크게 하느님께 드리는 봉헌에는 속죄와 친교의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께 바쳤던 제물은 크게 속죄제물과 친교제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내리신 율법에 의해서 제물을 바치는 것이지만, 꼭 율법 때문에 바쳐야 하는 것일까요? 주일에 남들 다 내는 봉헌금을 안 내면 창피하고 그러니까 봉헌하는 것입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봉헌에는 더 깊은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 내용을 레위기 9장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레위기 9장은 아론이 사제로서 율법에 따라 하느님께 첫 제물을 바치는 내용을 전합니다. 그런데 아론은 규정에 따라 속죄제물과 친교제물을 다 바치고 나서 제사를 끝내지 않습니다. 레위기는 이렇게 전합니다. “그런 다음에 아론은 손을 들어 백성에게 축복하였다. 이렇게 그는 속죄 제물과 번제물과 친교 제물을 다 드리고 내려왔다. 모세와 아론은 만남의 천막에 들어갔다 나와서 백성에게 축복하였다. 그러자 주님의 영광이 온 백성에게 나타났다.”(레위 9,22-23) 제물을 바치고 나니까 하느님께서는 온 백성을 아론을 통해 축복하십니다. 여기서 봉헌의 의미가 드러납니다. 인간이 보이는 것으로 하느님께 봉헌을 드리면 하느님께서는 그 봉헌을 받으시고 그 나머지를 축복해 주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그래서 봉헌과 축복은 서로 맞닿아 있습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봉헌이지만, 하느님 편에서 볼 때에는 축복이고 축성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봉헌 생활’이라고 하지만, 초창기에 ‘vita consecrata’를 번역할 때에는 ‘축성 생활’이라고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봉헌에 담긴 이 오묘한 섭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속죄 제물로 바치심으로써 모든 민족들이 죄를 용서받고 구원을 얻게 된 것이지요. 수도자들은 그리스도께서 하신 것처럼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하느님께서는 그 봉헌을 받으시고 온 교회를 축성하십니다. 거룩하게 만드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드리는 작은 정성으로 주님께서는 이토록 놀라운 일을 이루시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가 주님께 드리는 보잘 것 없는 봉헌이 얼마나 큰 의미를 담고 있는지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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