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의로움의 판단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2-02-03 10:11

조회
1199

나해 연중 제4주간 금요일 (마르 6,14-29)

 

 

의로움의 판단

 

찬미예수님! 최근에 모 개그프로그램에서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것이 큰 유행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애매한 것도 많다.’ 우리 삶에 애매한 것이 왜 이리도 많은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역으로 보자면, 우리 삶은 무 썰 듯 딱 잘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게 살고자 할 때에도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것이 의로운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참된 의로움의 기준은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의 가르침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과 변덕스러운 인간의 마음, 그리고 이상과 현실의 차이 앞에서 우리는 애매한 경우를 만나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이러한 경우의 좋지 않은 예를 보여줍니다. 헤로데는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자신이 저지른 일을 회상합니다. 그런데 그 일을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헤로데는 자신의 생일 날 자신을 위해 춤을 춘 헤로디아의 딸에게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불의라고 한다면, 헤로데는 불의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헤로디아의 딸과의 약속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헤로데가 의롭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비록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의로움이긴 하지만, 그 약속의 내용 자체가 의롭지 않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불의의 시작은 헤로데의 욕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헤로데는 동생의 아내와 혼인하였고, 그 딸의 불의한 청을 맹세했다는 이유로 들어주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의로움을 세우는 것보다 자신의 욕심을 먼저 생각하고, 맹세를 지키지 않아서 실추될 자신의 명예를 먼저 생각한 것입니다.

 

무엇이 의로운 것인지 헤로데가 몰랐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헤로데는 세례자 요한을 두려워하면서도 그의 말을 기꺼이 들었습니다. 그 말이 의롭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헤로디아의 딸이 세례자 요한의 목을 청할 때에도 그는 괴로웠습니다. 그의 양심은 이 청이 의롭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헤로데는 그런 가운데 결국 의로움보다는 자신의 욕심과 명예를 택했고, 결국 무죄한 이를 죽음으로 내 몰게 된 것입니다.

 

어떤 것이 더 의로운 것인지를 생각할 때, 우리는 그 판단에 다른 것들이 함께 작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에게 비록 해가 될지언정 우리가 의로움을 선택하고 실천할 때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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