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지켜야 할 것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2-02-07 11:33

조회
2681

나해 연중 제5주간 화요일 (마르 7,1-13)

 

 

지켜야 할 것

 

찬미예수님! 옛날 우리 순교자들이 박해를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조선왕조를 지탱하는 모든 사회 질서와 문화가 천주교의 교리와 충돌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초창기 순교자들이 조선 시대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반감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천주교를 받아들였다면 박해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박해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오늘날 이렇게 많은 성인들을 모시는 교회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타협하기보다는 의를 지키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것이 참된 진리이고 옳은 길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죽음마저도 이 확신을 꺾지 못했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중국의 유학 가운데에서 가장 성행했던 성리학으로 나라의 근간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이 성리학의 체계를 부정하게 되면, 곧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었습니다. 천주교의 교리와 성리학이 충돌했을 때, 나라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순교자들이 신문을 받을 때 관리들과 주고받은 대화를 보면 성리학의 입장에서 천주교의 교리를 반박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천주교의 교리가 조선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근간을 뒤흔들더라도 거짓되고 사악한 도리가 아니라, 순교자들이 고백하는 교리들 하나하나가 모두 옳고 또 의롭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선 정부와 관리들은 천주교의 교리가 옳고 또 의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전통과 체계를 위해 이를 박해해야만 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바리사이들은 자신들의 거룩한 전통을 들먹이며 예수님의 제자들의 행동을 비난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왜 이런 비난을 하는지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그들이 비난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입장이 옳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서였고, 그동안 자신들이 말해 온 모든 것에 대한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바리사이들의 행동을 오히려 책망하시면서 참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셨습니다. 우리가 언제나 잊지 않고 지켜야 할 것은 바로 하느님의 말씀이고 계명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잘 와 닿지 않으시죠? 하느님의 말씀과 계명은 한 단어로 요약됩니다. 그것은 곧 사랑입니다. 사랑이라는 원칙만이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정신인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주 분명하게 가르치신 요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나는 그분을 안다.’ 하면서 그분의 계명을 지키지 않는 자는 거짓말쟁이고, 그에게는 진리가 없습니다. … 우리가 그분에게서 받은 계명은 이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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