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무시, 천대, 모욕
나해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마르 7,24-30)
무시, 천대, 모욕
찬미예수님! 인간이 그 자체로 존엄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자기 스스로의 인격이 그 자체로 존엄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니 스스로 모순을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존중받기를 원하는 것처럼 다른 이들도 존중합니다. 생명을 갖고 있는 한 그 존엄함은 차등을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시를 받거나 천대를 받거나 모욕을 받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 자체로 존엄함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대우를 받으면 우리는 마땅히 그것이 정당하지 않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것이 교회의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섭리는 이러한 우리의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 것 같습니다. 무시와 천대와 모욕은 없어져야 할 악이라 생각되는데도, 하느님께서는 이것마저 당신의 구원에 이용하십니다. 가장 훌륭한 예가 바로 우리 주님이십니다. 죄 없으신 분이 무시와 천대와 모욕을 받으며 비참하게 돌아가셨습니다. 우리의 생각으로, 또 윤리적 판단으로 보더라도 결코 정당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무시와 천대와 모욕의 결과가 모든 이의 죄의 용서와 구원으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가 무시와 천대와 모욕을 통해서 이렇게 드러난 것입니다.
하느님의 이러한 섭리는 오늘 복음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오늘 이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의 여인은 하느님을 믿지 않는 이교도였습니다. 이 여인의 출신 지역은 이방인들의 지역이었습니다. 즉, 이 여인은 이방인에 이교도였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구원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에 아주 멀리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때 같으면 온화하게 병을 치유해주실 것 같은 예수님께서 우리들도 차마 하지 못할 것 같은 심한 모욕을 이 여인에게 안겨주십니다. 심지어 강아지라고까지 합니다. 흔히들 사람을 개에 비교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주님께서는 그렇게 하십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여인은 이 무시, 천대, 모욕에 항의하지 않고 오히려 참아 받습니다. 그 결과 그 딸이 나았습니다. 자기 자신에게는 아무런 득이 되지는 않았으나 자기 딸은 그 무시, 천대, 모욕을 참아 받음으로써 구원을 얻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싫어하고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 무시, 천대, 모욕을 구원의 도구로 쓰시는 분이 바로 우리 주님이십니다. 그것을 참아 받는 것이 사람들의 눈에는 참으로 어리석어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당장 나에게 어떤 복을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로 누군가는 참된 회개를 이루고, 누군가는 치유를 받으며, 누군가는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이를 두고 하신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때문에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슬기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1코린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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