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우리가 자랑할 것은
사순 제 3주간 토요일
우리가 자랑할 것은
오늘 복음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을 겨냥해서 비유로 바리사이와 세리의 기도를 비교하여 말씀하십니다.
바리사이는 도에 넘치게 당당하고 꼿꼿한 자세로 하느님 앞에서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반면, 세리는 지나치게 하느님 앞에서 얼굴도 들지 못하고 성전 귀퉁이에서 초라한 자신을 자책하며 자신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바리사이는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음을 은근히 자랑하면서 남들과의 차이점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흔히 하느님께 청원기도와 감사기도, 탄원기도 등을 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하느님께 청하고, 또한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에 감사드리고 혹은 불평하며 탄원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우리는 하느님께 여러 가지 기도를 하늘로 쏘아 올립니다. 이런 대화를 통해서 하느님과 조금씩 친밀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도는 반쪽 기도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친밀한 대화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사랑을 속삭이시고, 우리는 그 사랑을 알아듣고 그에 대해 응답하는 것입니다.
기도가 어려운 이유는 바로 하느님의 사랑의 언어를 알아듣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사랑의 속삭임을 계속해서 내려주신다고 하더라도,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처럼 교만한 사람은 그 사랑의 속삭임에 귀를 닫고, 자신을 최고의 위치에 올려놓고, 스스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는 형식적으로는 하느님께 기도를 하고 있지만, 이것은 기도가 아니라 자신의 교만 자랑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예수님은 분명히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태 9,13)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도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처럼 자신을 의롭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구원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세리와 창녀와 병자들과 같은 죄인들을 구원하실 수 있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많은 시간 기도하고, 단식하고, 선행과 봉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자신이 스스로 의롭다고 여긴다면,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의 속삭임을 들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나아가는 여정에 있어서, 우리가 하느님께 가까이 가면 갈수록, 하느님의 빛은 너무나 강렬하여 우리의 죄를 환하게 비추어주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죄를 즉시 통회, 정개, 보속하고 다시 일어나 꿋꿋하게 걸어가면 그만입니다. 우리가 죄인이어야만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돌아가신 것이 의미가 있게 됩니다.
창설신부님께서는 “네가 자랑할 것이 무엇이며 하느님께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뇨? 하느님의 것을 가지고 스스로의 것인 듯이 어찌 자랑하느뇨”라고 영가에서 노래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자랑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에게서 왔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랑할 것이 있다면 매순간 순간에 생명을 선택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 아니겠습니까? 사도 바오로께서도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2코린 12,9)하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자랑할 것은 날마다 통회, 정개, 보속해야 하는 약점이요, 그 약점을 능히 덮어주시는 그리스도의 은총이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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