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예수님을 떠난 이유
나해 부활 제3주간 토요일 (요한 6,60-69)
예수님을 떠난 이유
찬미예수님! 예전에 어떤 분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어쩌다가 예수님을 알아가지고 이 고생을 하는지…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예수님을 모른 채 살 걸 그랬지…” 예수님 때문에 고생을 바가지로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생각을 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차라리 예수님을 몰랐더라면’ 하는 생각 속에는 지금 내가 힘든 상황을 겪는 이유를 예수님께 두는 모습이 숨어있습니다. 예수님을 모르고 있었거나, 믿지 않는다면 굳이 이 고생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물론 신앙생활 안에서 이러한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부족한 인간이기 때문에 믿는다고 하지만 의심도 해보고, 의문도 가져보고, 부정도 해보고, 시험도 해볼 수 있지요. 그러나 이렇게 하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우리의 신앙을 더욱 굳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가운데 이렇게 한다면 주님께서 답을 주시지만, 우리의 머리나 감정에 의해서만 이렇게 할 때에는 우리도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예수님을 떠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은 소위 예수님의 제자라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기적도 많이 보고, 그 가르침도 많이 들은 사람들이죠. 그런데 오늘 이 제자들은 예수님께 ‘거북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어이 참지 못하고 예수님을 떠나가 버립니다. 사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수난을 앞두고 당신께 대한 비밀을 드러내놓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전해줍니다. 특히 요한 복음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의 신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주어질 생명의 빵에 대해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살을 먹으라는 둥, 피를 마시라는 둥 어찌 보면 굉장히 징그럽고 자극적일 수 있는 표현들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던 제자들은 거북하게 여길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이 제자들이 예수님을 떠난 이유는 예수님의 말씀이 거북해서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거북하다고 하는 것은 이제 당신의 말이 내 입맛에 맞지 않고, 내 귀에도 거슬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서 당신을 따랐지만, 이제는 당신이 거슬려서 싫으니 당신을 떠나겠다는 것이죠. ‘평양감사도 제가 하기 싫으면 그만’이라는 말도 있듯이, 오늘날에는 이 말이 일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자기가 싫어지면 할 수 없다고 하겠지만, 여기에는 믿음이 빠져 있습니다. 믿음이 있다면 좋아서도 하지만, 싫은 것도 합니다. 오늘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을 떠난 이유는 믿지 않았기 때문이고, 예수님께서도 그것을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믿지 않았기 때문에 거북해지면 떠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들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모습 때문에, 혹은 타인의 모습 때문에, 혹은 주님의 이끄심 때문에 거북한 적이 있었습니까? 혹 비참하거나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만큼 아프신 적이 있었습니까? 그럼 예수님께서 열두제자에게 하셨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이렇게 물으실 것입니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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