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그리스도 문화, 십자가 문화, 파스카적 사랑의 문화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2-05-14 07:22

조회
945

성 마티아 사도 축일

1독서 사도 1,15-17; 20-26  복음 요한 15,9-17

 

 그리스도 문화십자가 문화파스카적 사랑의 문화

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 강조하시며우리를 종으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대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상하 관계로서 수직적으로 대하시는 것이 아리나얼굴을 마주보며 서로 거리낌 없이 사랑을 나누는수평적 관계로 대하신다는 말씀입니다.

 

     이 시대 우리나라에는 종이라는 신분이 없어졌지만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뿌리 깊은 유교문화 아래에서 엄격한 신분제도가 존재했었습니다양반과 상놈 간의 차별이 무척 심했었고특히 노비는 양반 집에서 종살이를 하며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고 물건처럼 매매되기도 하였습니다그런 불평등한 수직적 구조 안에서 천주교가 전해졌지요아마도 사랑을 강조하며 모두 똑같이 형제자매라고 불러주는 평등 정신에 매료되어천주교에 입교한 신자들이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그래서 신앙을 꾸준히 키워나가서그 평등하고 사랑이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치게 되었지요그런데 그러한 신앙 선조들의 후손들인 우리들은어떻게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까?

      현대의 한국 교회는 성직자 중심주의로 인해서 수직적 구조가 뚜렷한데다성직자들과 중산층 신자들이 주로 관계를 맺음으로써 교회가 중산층화되어가난한 신자들이 소외받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만약 우리 교회에서 정말 이러한 현상이 심하다면 큰 문제입니다다함께 반성해보아야 하겠습니다불평등한 수직적인 구조 안에서는권력이나 물질로 다른 사람들을 억누르려고 하기 쉽고그렇게 억눌림을 당하는 사람들은 권력에 대한 두려움과 반감 때문에이웃들에게 마음을 잘 열지 못하고 다가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서로 간에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서로 사랑을 잘 나눌 수 없게 됩니다.

      반대로 예수님처럼 종이 아니라 평등한 친구로서 이웃들을 대하면서로 거리낌 없이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서서로 사랑을 시원시원하게 나눌 수 있게 됩니다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친구라고 부르신 이유를하느님 아버지께 들은 것을 제자들에게 모두 알려주셨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지요이와 같이 수평적인 사랑의 관계가 이루어져야지예수님처럼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우리에게 모두 알려 주실 수 있고우리도 그 허물없는 관계 안에서 그 말씀을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권력으로 다른 사람들을 억누르는 삶이 아니라그 반대로 사랑으로 모든 사람들을 섬기는 희생과 봉사의 삶이지요예수님께서 몸소 그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예수님께서는 매우 권위적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 대항해서그리고 높은 자리를 놓고 서로 다투는 제자들 앞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10,43-45 참조)얼마나 자주 강조하셨는지 모릅니다아무리 사회 구조가 계급적수직적으로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큰소리치며 살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하더라도우리 그리스도인들만큼은 거기에 빠져서 살아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와 함께 세속문화에 죽고, “그리스도 문화하느님 나라의 시민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로마 6,4; 갈라 3,27 참조). 갈라티아서 3장 28절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조금 바꿔서 말하면하느님 나라에서는 유다인도 그리스인도종도 자유인도남자도 여자도선배도 후배도상사도 말단 직원도 구별 없이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모두 하나입니다그런 그리스도 문화는 바로바오로 사도께서 필리피서 2장에서 말씀하시듯이겸손한 마음으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면서그리스도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겸손한 마음으로 사는 문화입니다그리하여 스스로 자신을 비우고 낮춰서,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서로 순종하는 문화입니다(필리 2,1-11 참조)! 상대방을 위해서 자신을 제물로 내어주는 십자가 문화”, “파스카적 사랑의 문화입니다자신을 살리기 위해 남들을 억누르면서 사는 문화가 아니라자신을 내어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생명을 건네주는 문화이지요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듯이사랑으로 친구들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주는 문화인 것입니다.

      거기에는 성직자든 평신도든아무런 구분과 차별이 없습니다우리의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당신의 양떼인 당신의 백성들을 위해서스스로 자신을 낮추셔서 모든 이의 종이 되시어당신의 목숨까지 아낌없이 제물로 바치셨습니다확실하게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오늘 축일을 맞는 마티아 사도도 그리스도를 전하다가그리스도를 따라서이웃들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아낌없이 내어놓는 순교를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가정에서 가장으로서또는 가정의 실권을 가지고 있는 가족구성원으로서 어떻게 가족들을 대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돌이켜 보았으면 좋겠습니다그리고 직장과 성당 단체들과 각종 모임 안에서온갖 감투를 쓰고 살아가면서어떻게 동료이웃들을 대하며 살아가고 있는지곰곰이 돌이켜 보았으면 좋겠습니다나약한 우리들은 세속문화에 따라여러 가지 사회적문화적 기준으로 서로를 심판하고 억누르려 하지만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그토록 강조하시듯이우리를 심판하는 기준은 딱 한 가지사랑입니다. “서로 사랑하여라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라고 하신 바로 그 말씀입니다그 사랑의 관계그 사랑의 계명이 우리 삶의단 하나의 완전한 기준입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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