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나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마태 10,17-22)
나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마태 10,17-22)
끝까지 견디는 이
찬미예수님!
형제 자매 여러분, 복음이 무엇입니까? 다들 아시다시피, 복음이라 하면 복된 말씀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복음을 기쁜 소식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말씀은 기쁘기는커녕 오히려 두렵고 무섭기까지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당신 때문에 채찍질을 당할 것이고, 형제가 형제를,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죽게 할 거라고 하십니다. 이렇게만 본다면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기쁜 소식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우리 한국 천주교회 신자들은 이 복음이 기쁜 소식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복음이 정말로 참된 기쁜 소식이라는 것을 우리 한국의 모든 순교자들이 증명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들을 우리 순교자들은 직접 겪었습니다. 우리 순교자들은 예수님 때문에 관아에 끌려가 고문을 받으셨습니다. 이 때 무엇을 말해야 할지 성령께서 알려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신앙고백이었습니다. 순교자들은 한결같이 감옥에 갇히고, 고문을 받고, 목에 칼이 들어올 때에 하느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말하듯이, 실제로 1839년에서 1841년까지 있었던 기해박해 때에는 오가작통법이 시행되어, 부모와 자식, 그리고 이웃들이 서로를 감시하면서 천주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넘겨 죽게 하였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지상에서 순교자들의 삶은 인간적으로 볼 때 너무나 비참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이 참되다는 것을 우리 순교자들이 또한 증명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온갖 어려움을 이 지상에서 끝까지 견뎌낸 뒤에 그분들이 예수님과 함께 영광스럽게 되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가작통법이 시행되었던 기해박해는 한국 천주교 4대 박해 중 하나가 되었고, 이 때 예수님의 말씀처럼 이 온갖 어려움을 끝까지 견뎌낸 70명의 순교자들은 시복시성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1846년 병오박해 때 9분, 1866년 병인박해 때 24분의 순교자들이 시복시성되어 우리는 103위의 순교 성인들을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순교자들의 한 가운데에 바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계십니다. 1845년에 한국 최초의 사제로 서품되신 이후, 군문효수로 돌아가신 때까지는 1년이 조금 넘는 아주 짧은 기간입니다. 그러나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는 자신의 사목적 열정이나 욕심에 치우치지 않으시고 오로지 하느님을 믿는 모든 신자들을 위해서 이 기간을 바치셨습니다. 최양업 신부님과 다른 프랑스 선교사들이 들어올 입국 경로를 탐색하다가 잡히신 뒤에도 자신의 목숨보다는 오히려 신자들이 신앙을 잃게 되는 것을 더 염려하셨습니다. 그리고 자신 때문에 다른 신자들이 목숨을 잃게 되는 것 역시 원치 않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런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염원을 들어주셔서, 병오박해는 전국적으로 크게 번지지 않고 김대건 신부님과 몇몇 신자들의 순교로 일단락되었습니다. 이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순교하신 곳이 바로 이곳 새남터여서 오늘이 우리 새남터 신자들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순교자들의 증거로 우리는 오늘 복음이 믿음을 통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음을 아주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삶 안에서도 신앙을 위협하는 크고 작은 박해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냉담하게 되고, 어떤 사람들은 주님을 외면하며, 어떤 사람들은 신앙을 포기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마지막 말씀에서 위로를 받고,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세례 때 우리 안에 심어진 믿음의 씨앗은 점점 자라나 확고해 져서,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게 하고 결국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면 우리는 이러한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우리를 위해 전구해 주시기를 기도하면서 우리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는 오늘 복음 말씀을 잠시 묵상하겠습니다.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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