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2-08-15 23:15

조회
1145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마태오 18,21-19,1)

 

오늘의 복음의 내용에서 베드로는 예수님께 형제의 잘못을 몇 번 이나 용서해 주어야 하냐고 물어봅니다. 이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은 무한정 용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매정한 종의 비유를 말씀 하십니다. 이 매정한 종의 비유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묵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도 매정한 종의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묵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부터의 용서에 관한 내용 입니다. 오늘 복음의 내용은 자신의 더 큰 잘 못도 하느님께 용서 받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잘 못한 것에 대하여 용서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고 돌이켜 보는 계기를 주는 복음입니다. 그러나 마음으로부터 진정한 용서는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종과는 다른 상황 다른 모습이지만 예수님 말씀처럼 무한정 용서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큰 상처를 준 사람을 그 자리에서 용서하기란 어느 누구도 쉽지 않습니다. 만약에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사람을 그 자리에서 용서하라고 하는 것은 그 일을 당한 사람에게 너무나 힘든 짐을 더 올려 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느님께 큰 죄를 용서 받았으니 용서하라는 복음의 말씀을 제시하면서 그에게 용서를 강요하는 것이 과연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복음의 진정한 메시지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연약한 우리는 우리에게 잘 못한 사람을 용서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을 용서하라고 오늘 복음에도 나오고 주님의 기도에도 나와 매번 용서하라고 하는지 모릅니다. 물론 사소한 잘못과 나의 고집과 나의 잘못된 생각에서 오는 용서하지 못함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용서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쉽게 용서 할 수 없는 매우 큰 잘못을 무조건 용서하라는 것은 어쩌면 자신이 처한 상황이 아니기에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마치 욥기에 나오는 욥의 친구들처럼 말입니다. 용서는 그렇게 쉽게 사람이 하겠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오늘 복음과 같이 자신이 하느님 또는 다른 사람들에게 큰 용서를 받았음을 느낄 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으로 자신이 용서를 받았음을 느꼈을 때 우리는 진정 마음으로부터 다른 사람을 용서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만들어낸 용서는 마음으로부터 하는 진정한 용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저 용서한다고 말하면서 마음 속 깊은 곳에 미움과 증오를 묻어 두고 있을 수 있습니다. 단지 지금 힘들지 않기 위하여 아니면 당장 살아가기 위하여 용서하는 척 하는 것 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용서를 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자비로움을 통한 사랑이 필요하며 또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흘러 미움과 분노가 조금씩 사라지고 미움과 분노의 자리에 하느님의 사랑이 자리 잡으며 용서의 마음이 생깁니다. 이러한 용서의 마음이 생겨 진심으로 자신에게 잘 못한 사람의 입장과 그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우리는 마음으로부터 그를 용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용서가 되었을 때 우리는 미움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 용서는 나에게 잘 못한 사람을 위하여 용서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을 위해 용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힘든 미움과 분노의 마음을 평안한 마음으로 바꾸기 위하여 용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무엇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으며 용서하기 위하여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하루 되었으면 합니다.


전체 1,65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1656

천사와의 만남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9
|
추천 0
|
조회 207
하느님의 사랑 2025.03.19 0 207
1655

듣고 믿어서 회개함 –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2
|
추천 0
|
조회 266
하느님의 사랑 2025.03.12 0 266
1654

먼지로 돌아감 – 재의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05
|
추천 0
|
조회 305
하느님의 사랑 2025.03.05 0 305
1653

새로운 복음의 방향 – 연중 제7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26
|
추천 0
|
조회 465
하느님의 사랑 2025.02.26 0 465
1652

청원 기도 – 연중 제6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19
|
추천 0
|
조회 453
하느님의 사랑 2025.02.19 0 453
1651

나쁜 생각을 물리치려면 – 연중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12
|
추천 0
|
조회 677
하느님의 사랑 2025.02.12 0 677
1650

시련의 의미 –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05
|
추천 0
|
조회 835
하느님의 사랑 2025.02.05 0 835
1649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이야기하였다 – 연중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15
|
추천 0
|
조회 1459
하느님의 사랑 2025.01.15 0 1459
1648

말씀이 이루어졌다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09
|
추천 0
|
조회 1895
하느님의 사랑 2025.01.09 0 1895
1647

곰곰이 되새겼다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01
|
추천 0
|
조회 2806
하느님의 사랑 2025.01.01 0 2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