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하느님과 이웃들과 서로 협조합시다!
나해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제1독서 : 1코린 11,17-26; 33
복음 : 루카 7,1-10
하느님과 이웃들과 서로 협조합시다!
오늘 복음에서 백인대장은 참 지혜로운 사람인 것 같습니다.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던 노예가 병들어서 죽게 되는 절박한 상황을 맞이함에도, 당황해서 혼자 힘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발버둥치는 게 아니라, 침착하게 주위 이웃들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복음에서 백인대장은 이교인으로 나타나는데, 유다인과 이교인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잘 상종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교도였던 백인대장은, 평소에 친분이 있었던 유다인의 원로들에게 자신을 대신해서 예수님을 찾아가서 간청해 달라고 도움을 청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집에 와 달라는 이교인의 초대를 유다인이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사회 분위기였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백인대장의 집에 도착하기 전에 친구들을 보내서 대신 자신의 말을 전하게 합니다. 이처럼 백인대장은 참 지혜롭게 주위 이웃들의 도움을 받을 줄 알았습니다. 자신의 노예를 도와주려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도움도 받을 줄 알았던 것입니다.
우리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관계를 통해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사람 인(人)자가 두 사람이 서로 기대고 있는 모양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의지하고 도와가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서로 협조하는 존재인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점을 최근에 깊이 깨달았습니다. 저는 신학교 마지막 7학년을 다니고 있는데, 11월까지 석사학위 논문을 써야 합니다. 그런데 본당에서 여러 가지 맡은 일도 많고, 수도회 일도 있고, 학교에서 내주는 과제도 있는 상황에서 논문까지 쓰려고 하니까,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모든 것을 다 짊어지고 가면 모든 것을 다 잘해낼 수도 없을뿐더러, 스트레스가 더 심해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 혼자 힘으로 이 모든 것을 고민하고 감당하려고 하지 않고, 주위 이웃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본당의 책임을 맡고 계신 주임 신부님께 찾아가서, 제가 논문 쓰는 기간 동안 제게 맡겨진 본당 일을 일정 부분 덜어 주십사고 요청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신부님께서도 학문의 중요성을 잘 알고 계셨기 때문에,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부담감을 많이 덜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논문 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논문 지도 신부님께 찾아가서 지도를 받으면서 여러 가지 논문 쓰는 요령과 기술을 전해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미 논문 썼던 경험이 있으신 주임 신부님과 보좌 신부님의 조언도 듣고, 신학교 동기 부제님들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한결 쉽게 논문을 써 내려갈 수가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자기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죽는 순간에, 죽음을 통과하는 그 순간에만 혼자의 힘으로 하게 되는데, 그 때에도 하느님께서 함께 해주시면서 도와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처럼 사랑의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언제나 항상 도와주시는 분이십니다. 백인대장의 요청을 전해들은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을 도와주기 위해서, 그 노예를 도와주기 위해서 함께 길을 나서십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항상 우리에게 협조하시기 위해서, 항상 우리와 함께 동행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그런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하느님께 잘 협조해드려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 잘 협조해드리기 위해서는 먼저 하느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그분의 뜻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간절히 원하시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백인대장의 노예를 사랑의 말씀으로 치유해주시듯이, 바로 당신께서 사랑으로 창조하신 우리들이 구원되고 치유되어서 거룩하게 변화되는 것이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나타나듯이,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심으로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은, 우리 자녀들이 당신의 몸과 피로 구원되어 거룩해지도록 “협조”하시기 위함입니다(히브 10,10 참조). 당신의 자녀들인 우리들이 잘 되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 모두가 거룩하게 변화될 수 있도록,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께 끊임없이, 간절하게 나아가는 것이, 바로 하느님께 협조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을 가장 위해드리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백인대장처럼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의 믿음을 무척 칭찬하시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백인대장은 예수님을 직접 뵙지도 못했고, 예수님과 거리가 떨어져 있는데도, 예수님이 마치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마음을 다해서 예수님을 믿습니다. 자신은 주님을 모실 자격이 없을뿐더러, 예수님께서 직접 오실 필요도 없이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그저 예수님께서 말씀만 하시면 자신이 종이 나을 것이라고 고백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일개 백인대장의 군사들과 노예들도 자신의 말에 순종하고 협조하는데, 하물며 지극히 높으신 분의 말씀에 모든 것이 순종하고 협조해서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뜻을 내비칩니다. 이처럼 백인대장은 몸은 예수님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 마음은 온전히 예수님께 동의해서, 예수님의 마음과 합해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노예도 치유되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자신도 거룩하게 변화됨으로서, 하느님께 매우 잘 협조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하느님께 마음으로 동의해서 자신의 마음을 드리고 순종하는 것이, 하느님께 협조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께 순종해서 하느님의 마음과 합해짐으로서, 우리가 예수님처럼 거룩하게 변화되는 것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그 거룩하신 뜻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느님 아버지와 이웃들에게 순종하시고 협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성모님께서도 그 뒤를 따라 하느님과 이웃들에게 끝까지 순종하시고 협조하셨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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