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간절한 마음으로
간절한 마음으로(루카 11,5-13)
오늘 복음의 내용은 청하면 주실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우리 인간들도 다른 사람들이 청하면 주는데 인간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이 선하신 하느님께서는 더 좋은 것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루카 복음 12, 30절의 내용은 보면 세상에 필요한 것들은 이미 하느님께서 알고 계신시고 하느님을 따르다 보면 하느님께서 채워주신다는 내용입니다.
이 두 복음의 내용을 비교해 보면 상반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복음의 내용은 청하면 얻을 것이라는 것이고 12장의 내용은 보면 알아서 채워주실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볼 땐 예수님께서 모순적인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그 말씀들을 잘 묵상해 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12장의 내용이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면 나머지 것들은 거저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오늘의 복음의 내용은 청하면 성령을 주신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즉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것 보다는 하늘의 것을 청하라는 것이고 이를 채워주신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들을 묵상하면서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이 말씀을 묵상하며 ‘난 무엇을 청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를 돌아보니 간절한 마음으로 무엇을 청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미 알고 계신 하느님께서 채워주실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 그렇다고 변명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 자신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그러한 믿음 보다 간절함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라는 마음이 듭니다. 사실 제가 양성기 때 힘들 때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분께 매달리고 청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분 앞에 엎드려 기도도 많이 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얼마 전 부터는 그러한 간절한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적당히 맞추면서 적당히 힘들지 않게 살고자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잘하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욕을 먹을 정도로 하지도 않고 그냥그냥 미지근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물론 때로는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전 그러한 모습 보다는 그냥 적당히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그분께 간절히 청할 것도 매달릴 것도 없이 그저 그분과 떨어져 혼자 살아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절함이 없는 마음, 그래서 무엇도 청하지 않는 모습. 이 모습을 그분께서 보시고 오히려 간절히 청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자신을 봐달라고 그리고 자신에게 돌아와서 함께 해달라고…. 오히려 청해야 하는 사람은 청하지 않고 줄 사람이 오히려 청하는 이 상황. 어쩌면 많은 경우 이러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오히려 간절한 마음으로 내가 그분께 향해가야 하는데 오히려 그분께서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내게 오시고 나를 원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모릅니다. 왜 더 간절해야 할 사람이 간절하지 않는 걸까요? 아마도 그건 사랑의 차이 일 것입니다. 내가 그분을 사랑하는 것 보다 더 그분이 나를 사랑하시기에 그럴 것입니다. 그러한 사랑을 나도 모르게 이용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나를 투신하지 못하기에 또 부족함을 크게 느끼지 못하기에 즉 절박함이 없기에 간절함이 없는지 모릅니다.
매일 계속되는 일상에서 그저 안주하며 하루를 나의 안락함과 기쁨만을 추구하고 일상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릅니다. 지금 나는 절박함이 없어 간절히 그분께 청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이 세상의 것만을 추구하며 청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수 있는 하루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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