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신앙의 도전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선택은?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제1독서 : 티토 1,1-9 복음 : 루카 17,1-6
신앙의 도전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선택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들에게 무척 많을 것을 요구하시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을 죄짓게 해서도 안 되고,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죄를 지으면 꾸짖어서 바로 잡아줘야 하고, 회개하면 계속해서 용서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들도 예수님의 말씀이 실천하기에 버겁게 들렸는지, 예수님께 믿음을 더하여 주십사고 청합니다.
이런 예수님의 말씀이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들에게는 하나의 도전과 시험이 됩니다. 그 말씀에 따라 살아가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어떨 때는 예수님의 말씀을 회피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창조주이시며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살 때, 참 평화를 느끼며 무엇보다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복음 말씀으로 기도를 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말씀이,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으라는 말씀입니다. 공동체 생활을 하다보면 형제들의 잘못된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럴 때 저는 제가 평소에 편안하게 여기던 형제에게는 마음 편안히 잘못을 잘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선배 수사님들이나 사이가 썩 가깝지 않은 형제들에게는, 잘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아두기를 반복했던, 저의 나약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옳은 소리를 하면 ‘선배 수사님으로부터 야단을 맞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큼을 하느님 안에서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동기나 후배 형제들에게 옳은 소리를 하면 ‘그 형제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 형제와 사이가 멀어지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것이 곪아서, 그 형제에 대한 미움으로 변질됨으로 인해서 다른 형제들에게 그 형제에 대한 험담으로 표출되곤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면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뿐더러 그 형제에 대한 미움만 커져가는 데도 말입니다.
이런 저의 상황에서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으라는 오늘 복음 말씀은, 저에게는 하나의 커다란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그냥 이대로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힘들더라도 하느님의 뜻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기로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던 제자들도 똑같이 경험하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께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청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돌무화과나무가 뽑혀서 바다에 심겨지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을 믿는 그 신앙의 힘으로, 어떠한 두려움도 장애물도 다 극복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온갖 두려움에 시달리는 나약한 우리들이지만, 제자들처럼 예수님께 간절히 의지해서 도움을 청하면, 예수님의 그 전능하신 힘으로 어떠한 두려움도 장애물도 다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 말씀은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길을 환히 비추어주는 것 같습니다. 제자들처럼 끊임없이 예수님께 믿음과 은총을 청하면서, 그 은총의 힘에 의지해서 살아가라고 하시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그래서 그런 도전의 순간에 직면했을 때, 하느님께 끊임없이 은총을 청하고 그 은총에 협력해서, 그 은총의 힘으로 두려움을 물치고 적극적으로 실천으로 옮겨나가라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느님께 간절히 의지해서 적극적으로 실천으로 옮겨나간다면,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삶이 변화되어 가리라 믿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그래왔던 것처럼, 처음에는 형제의 잘못을 말해주기가 무척 어려웠지만 한 번 실천함으로서 그 다음에는 그보다 더 쉬워지고, 그 다음에는 보다 더 쉬워지고, 그렇게 반복해나감으로서 나중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믿음이 조금씩, 조금씩 커져감에 따라, 지금은 예수님의 말씀을 잘 실천하지 못하는 ‘아이’같지만, 나중에는 그리스도의 ‘어른’ 제자로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1코린 13,11 참조). 지금까지 제가 꾸준하게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바로 그분의 힘으로 성장해왔듯이 말입니다.
그럼에 따라 우리는 바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사셨던 그리스도 예수님의 모습처럼 조금씩, 조금씩 변화되어 갈 것입니다. 지금은 예수님의 말씀이 버겁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꾸준하게 기도하고 끊임없이 실천으로 옮겨나간다면, 우리도 예수님처럼 믿음의 힘으로 온갖 두려움을 극복하고, 하느님과 이웃들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어놓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요사팟 순교자를 기념하고 있는데, 그러한 순교가 결코 예전의 오래된 신화가 아닙니다.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신앙 때문에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 만 명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어떠한 장애물도 시련도 극복할 수 있는 신앙의 힘으로,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놓는 일이, 실제로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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