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기도하는 이유
2013. 10. 10
기도하는 이유
어제 복음에,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청하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하여 질문을 드립니다. 여러분 기도 많이 하시는지요? 저는 많은 분들이 늘 기도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열심한 기도가 때때로 이루어지기도 했겠지만, 기도가 이루어지 지지도 않고 그보다 막막한 느낌을 받은 적이 더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대로 간절히 청하고, 찾고, 두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몹시도 실망하게 됩니다. 왜 우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실망하게 되는 것일까요?
사회인들은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자판기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저도 자주 이용합니다. 돈을 넣고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내가 원한 것이 바로 나옵니다. 그런데 아주 가끔 돈을 넣었는데 내가 선택한 것이 나오지 않을 때 우리는 어떠한 반응을 보이나요? 반환 버튼을 돌리기도 하고, 선택한 버튼을 몇 번이고 다시 누를때도 있지만 보통 자판기를 두드립니다. 선택한 것이 나오라고 두드리고 찾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내가 넣은 내 돈은 뱉으라고, 내놓으라고 애쓰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것도 내가 원하는 것만을 원하고 청하지는 않는지 성찰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 성찰을 잘하려면 예수님께서 기도 하신 모습들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예수님께서 늘 기도하신 것을 보면, 우리가 원하는 것처럼 재빠르게 튀어나오는 응답이 아닌 보다 깊은 것을 추구하시는 듯합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가르쳐 주고자 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잘못된 것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아무 희망 없이 방황하게 내버려 두지도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아주 많이 사랑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자신보다도 훨씬 더 속속들이 우리 자신을 알기에 우리가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진심으로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훤히 아십니다.
이 말은 우리가 원하고 청하는 기도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 기도가 눈앞의 것만 생각하거나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라 할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께 다가가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마다 우리 자신을 사랑이신 하느님의 현존에 내 맡깁니다. 이를 통해 언제나 그분의 은총 속에 머물게 됩니다. 우리가 청하는 것을 하느님께서 바로 들어주지 않으신다고 해도 말입니다.
사실 기도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응답을 받거나 결과를 얻는 것 이상의 더 소중한 것이 보물처럼 숨어있다고 교부들은 이야기합니다. 한 교부는 기도를 통해 주님과의 관계를 깊어지게 하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고 말합니다. 믿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이는 성인성녀들 뿐만 아니라 현대의 신학자와 영성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우리들이 아버지의 마음을 알기 원하신다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을 창조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아버지의 지혜와 정의로움을 헤아려서 당신께서 우리들에게 보여주고자 하신 선하고 아름다운 것을 우리 역시 깨닫게 되기를 바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의미로 우리들에게 계속 청하고 찾고 두드리라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을 아셨기에 우리들이 원하는 것을 주고 하시면서도 그보다 더 우리와 가깝게 사랑의 관계 안에서 살기를 바라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세상의 어둠과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매순간 깊은 마음으로 예수님께 끈질기게 기도할 때, 우리는 하느님께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고, 그것을 비로소 청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늘 나라를 내어주려 하십니다. 성경에 약속되어 있는 것처럼, 다른 모든 것은 모두 거기에 따라 올 것을 믿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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