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소작인이 되시겠습니까? 요셉의 삶을 사시겠습니까?
소작인이 되시겠습니까? 요셉의 삶을 사시겠습니까?
2014.3.21
오늘 복음,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에는 하느님의 섭리, 하느님을 따르던 백성들의 배은망덕, 주인이 자기의 재산에 보이는 깊은 관심과 사람들의 유별난 완고함과 폭력성 등 여러 가지 주제가 얽혀 있는 듯합니다.
“밭 임자가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 주인이 소작인들에게 맡긴 일은 많지 않았다. 그곳에 있는 것들을 보살피고 그들에게 주어진 것을 지키라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주인에게서 그런 큰 은혜를 받고도 포도밭을 가꾸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들은 주인의 아들을 포도밭, 곧 이스라엘 밖으로 던져 죽여 버렸다. 집 짓는 자들이 내버린 돌이 그리하여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는 말씀이 떠오릅니다.
소작인들은 무엇이 두려웠던 것일까요?
성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소작인들의 두려움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스스로 갖고 있는 권력에 대한 사랑과 영광에 대한 갈망 그리고 세상의 것을 추구하는 마음이 그들의 눈을 완전히 멀게 했기에 주인의 아들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주인이 아들을 소작인들에게 보냈나 봅니다. 내 아들은 존중해 주리라 믿었기에…
내 아들을 존중해 준다는 숨은 뜻은 소작인들의 죄가 참으로 크지만 지금이라도 너희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아들로부터 죄를 용서받게 해주겠다는 사랑이 내포되어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그 아들마저 죽입니다. 그들은 이전에 저지른 죄보다 더 큰 죄를 지었습니다.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욕망이 그들을 사로잡았기에 안하무인과 같은 너무나 큰 어리석은 죄를 지었는지 말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은 우리 또한 아직 권력에 대한 애착심과 명예에 대한 갈망 그리고 세상의 것을 추구하는 마음에서 자유로워지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작인들이 주인의 아들을 죽인 것은 율법학자와 사두가이 그리고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죽이려 공모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그들만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쳤을까요. 우리 중에는 없는 것일까요? 그런데 우리는 왜 성금요일에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는 말을 외치며 두렵고 도망가고 싶은 것일까요. 말을 하지 않더라도 눈으로, 생각으로, 행동으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치지는 않았는지요.
그러나 우리는 구약의 요셉 이야기를 통해 구약에서 가장 감동적인 예수님의 ‘전형’을 발견합니다. 야곱이 가장 아끼는 아들인 요셉은 형들에게 미움을 받았습니다. 형들은 요셉을 이집트에 노예로 팔아 버리기로 마음먹지요. 그러나 이집트에서 요셉은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고, 하느님이 기근에서 그의 집안을 구하는 데 도구로 쓰입니다. 후에 요셉은 형들에게 이렇게 고백합니다. “형님들은 나에게 악을 꾸몄지만,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선으로 바꾸셨습니다.”(창세 50,20)
얼마나 많은 교회 교부들이 요셉의 이야기를 예수님의 생애와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미리 드러내는 예시로 보았을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요셉과 예수님 사이에 있는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둘 다 자애로운 아버지가 사랑하는 아들입니다. 둘 다 자신의 백성에게 배척을 당합니다. 둘 다 은전에 팔려갑니다. 둘 다 억울하게 고발당하여 감옥에 갇힙니다. 둘 다 갑작스럽게 높은 자리에 오릅니다. 요셉은 파라오의 왕좌 가까이에, 예수님은 하느님의 어좌에 오르시지요. 그리고 둘 다 선택된 백성은 물론 그 주변의 이방인들에게 이전과 다른 구원을 보여준다는 사실입니다.
구약에 나오는 인물이나 예언, 그리고 사건들이 어떻게 예수님을 통해 완성되는지를 안다면 예수님이 우리에게 얻어 주신 구원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놀라운 계획과 그 계획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자리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그 크나큰 계획을 실행에 옮기신 하느님을 향한 사랑이 우리 안에 가득 넘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당신의 아들을 파견하십니다. 그리고 그 아들은 우리를 위해 스스로 성체가 되어 우리와 함께 하려 합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소작인들처럼 주인의 아들을 죽이며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시겠습니까?
구약의 요셉처럼 나를 시기하고 미워했던 형제를 사랑하며 주님과 하나 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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