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2월 14일 연중 6주간 화요일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7-02-14 08:24

조회
1237

찬미예수님오늘 우리는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를 기념하며 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우리가 기념하는 두 성인은 형제간입니다성직자와 수도자들을 보면 형제간남매간에 같은 길을 가는 분들이 여럿 계십니다우리 공동체에도 형제간에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수사님들이 계시죠저 역시도 제 동생과 함께 수도생활을 하고 있습니다동생 수녀님을 떠올리면 스콜라스티카 성녀와 베네딕토 성인이 떠오릅니다한 형제가 같은 길을 동반한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큰 기쁨 중에 하나입니다제가 수도원에 입회한 지 2년째 되는 청원자 시절 가재리 신학원에서 무척 힘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그 무렵 동생에게서 편지 한 통이 도착했었는데편지에는 제가 지금 무엇 때문에 힘들지또 어떻게 그 난관을 헤쳐 나가야할지에 대한 내용이 장황하게 적혀 있었습니다편지에 적힌 내용들이 어쩜 그리도 저를 잘 알고 있던지 저는 그 편지를 읽어 내려가며 기쁨과 위로의 눈물을 흘렸었습니다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동생이 저보다 어리지만 먼저 시작한 수도생활의 연륜과 지혜를 보면 역시 선배는 선배구나 하는 것이죠비록 둘 다 수도원에 오는 바람에 그 누구도 서로에게 조카를 안겨 줄 수는 없지만 하느님께서는 그에 못지않은 기쁨을 주십니다이 세상에서 형제남매로서 같은 수도자성직자의 길을 걷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와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는 이야기에 당장 가지고 있는 빵이 없다고 수군거립니다이 장면을 떠올리면 제자들은 아마 엄청난 긴장 가운데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빵 5개로 오천명을 먹이고빵 7개를 사천명에게 나누어 준 기적들을 목격한 제자들은 신기한 마음과 함께 엄청난 긴장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그런 긴장 가운데 예수님의 한마디 한마디는 그들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을 테고 급기야는 누룩을 조심하라는 비유마저도 들리는 대로 듣게 만들었습니다.

누룩은 빵을 부풀리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첨가제입니다당시 바리사이들은 율법을 빌미로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데에 급급했습니다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이라는 율법의 본질을 망각한 채 자신들의 욕심을 부풀릴 대로 부풀려 개인의 욕심을 채워 나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헤로데 역시 자신이 옳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세례자 요한을 처형하였지요바리사이들과 헤로데의 공통점은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러한 일들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빵을 부풀리는 누룩처럼 그 욕심은 계속 부풀어 오르는 것이지요그래서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 바리사이나 헤로데와 같이 끝없는 욕심을 경계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눈 앞에 있으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음식을 많이 먹게 됩니다그런데 너무 많이 먹으면 어떻게 되나요체하거나 소화불량에 걸려 약을 먹어야 합니다우리 안에 있는 욕심도 그러한 것입니다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욕심을 부리는 마음과 나누는 마음을 함께 주셨습니다그런데 욕심을 너무 과하게 부리면 나누는 마음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욕심이 우리 마음을 가득 채워 급기야 체하게 됩니다그래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성령을 통해 절제라는 덕을 주십니다사추덕의 하나인 절덕은 우리의 마음을 다스려 우리를 완전한 길로 이끌어 줍니다.

완전함을 떠올리면서 오늘 우리는 독서와 복음에 등장하는 숫자들을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눈에 띄는 숫자들이 있죠바로 7과 12입니다이 숫자들은 완전함을 상징합니다성경에서 완전함을 나타내는 숫자들은 많습니다대표적으로 먼저 삼위일체의 3이 있습니다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동서남북의 네 방위는 시간과 공간 전체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4라는 숫자가 있죠또 오늘 복음에 등장한 7은 하느님의 세계를 상징하는 3과 창조계 전체를 나타내는 4가 합쳐진 숫자입니다따라서 역시도 충만함완전함을 상징하는 수입니다또 12는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즉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이것 역시 완전함을 나타냅니다이러한 숫자들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을 때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바로 완전한 사람이 되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어떤 숫자가 먼저 등장했나요바로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상징하는 12가 나왔습니다이는 비단 이스라엘 백성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믿고 고백하는 하느님 백성 전체를 나타내는 것입니다그 다음 숫자는 완전함을 상징하는 7이지요이러한 숫자의 배열을 생각해 보았을 때이는 하느님 백성 전체가 완전해 지도록 노력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마태오 복음 19,21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완전한 사람이 되는 방법을 정확하게 알려 주십니다그것은 바로 우리가 가진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것이지요이것은 우리가 가진 쓸데없는 욕심을 버리라는 말씀일 것입니다만일 우리가 필요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그 물건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살아가면서 적당한 욕심을 부리는 것은 필요합니다그것은 나를 발전시킬 욕심하느님과 더 가까워지려는 욕심이웃을 더 사랑하려는 욕심과 같은 것들입니다우리가 경계하고 버려야할 욕심들은 내게 필요한 것 이상을 움켜쥐고 내어 놓지 못하는나만의 안위를 위하는 이기주의 같은 것들입니다오늘 하루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완전함에 이르는 길에 들기 위해 내가 버리고 내쳐야 할 누룩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그래서 예수님께서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라고 물어 오실 때 아닙니다깨달았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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