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부활 팔일 축제 내 목요일(4월 20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십니다. 제자들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하며 마치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하였다고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무엇이든 먹을 것이 좀 없느냐?”고 말씀하시며, 그들의 마음을 여시고 성경말씀을 깨닫도록 해주십니다. 여기서 저는 제자들과의 어색함을 깨트리고 두려움을 없애주시기 위해 구운 생선을 청하시며 이를 잡수신 장면을 다시금 묵상해보게 됩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나타나셨고, 이는 당신의 죽음 이후, 늘 지속된 긴장감이나 어려움 혹여나 그들 마음속에서 스스로를 자책케 하는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주시고 당신을 받아들이게 하십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늘 그렇듯 먼저 다가오시는 분으로써, 미리 우리의 반응까지도 꿰뚫어 보시며 마음을 놓고 당신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복음은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오늘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을 당신 부활의 증인으로 삼으시는 모습에서 여러 감정이 교차하게 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다른 이들에게 이미 들었음에도, 심지어 눈앞에 예수님이 나타나셨는데도 믿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이 사람들을 당신 부활 사건의 중요한 증인으로 삼으십니다. 이를 통해 예수님께서 중시했던 것은 나를 위해 유리하게 증언할 증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죄의식에 사로잡힌 제자들의 구원을 이루시고 그들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는 것을 이루시려 했음을 알게 됩니다. 자신의 온 몸을 다해 부정했던 그리스도께 온 존재께서 부족한 제자인 나를 사랑하시어 부활하시어 다시 나를 찾아왔음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회개할 수 있도록 하셨고, 아마도 이와 같은 은총을 체험한 이들만이 이 모든 복음을 선포할 증인이 될 자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오늘 제1독서에서는 한층 성장한 제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언자들이 예고한 메시아가 예수님이시라고 증언하는 베드로의 모습은 예수님을 세 번이나 배반하던 나약한 제자의 모습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이제 제자들은 예수님께 마음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당당한 부활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오늘날 수도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제 스스로가 어떤 모습으로 예수님 곁에 머물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봉헌된 자로 이 수도원에 살고 있지만, 예수님 곁에서 당당한 제자로 살아가지 못하고, 그저 주님께 가깝다는 근처에 머물며 그저 발을 담근다는 정도의 삶을 살아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부활 팔일축제 내 목요일입니다. 참으로 기쁜 날이지요. 이 자리에 머무는 저 스스로가 참으로 부족한 존재임을 잘 알고 있고, 심지어 부활하신 예수님을 앞에 모시고도 우왕좌왕 하겠지만, 오늘은 왠지 예수님께서 저에게도 “무엇이든 먹을 것이 좀 없느냐?”며 말하시며 제 곁에 머물러 주실 것이라는 확신도 생깁니다. 오늘은 이 미사를 통해 부족한 우리 제자들 역시 주님의 당당한 부활의 증인이 될 수 있도록 간절히 청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 | 조회 |
1656 |
천사와의 만남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9 | 추천 0 | 조회 165 |
하느님의 사랑 | 2025.03.19 | 0 | 165 |
1655 |
듣고 믿어서 회개함 –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2 | 추천 0 | 조회 230 |
하느님의 사랑 | 2025.03.12 | 0 | 230 |
1654 |
먼지로 돌아감 – 재의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05 | 추천 0 | 조회 277 |
하느님의 사랑 | 2025.03.05 | 0 | 277 |
1653 |
새로운 복음의 방향 – 연중 제7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26 | 추천 0 | 조회 436 |
하느님의 사랑 | 2025.02.26 | 0 | 436 |
1652 |
청원 기도 – 연중 제6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19 | 추천 0 | 조회 431 |
하느님의 사랑 | 2025.02.19 | 0 | 431 |
1651 |
나쁜 생각을 물리치려면 – 연중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12 | 추천 0 | 조회 648 |
하느님의 사랑 | 2025.02.12 | 0 | 648 |
1650 |
시련의 의미 –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05 | 추천 0 | 조회 812 |
하느님의 사랑 | 2025.02.05 | 0 | 812 |
1649 |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이야기하였다 – 연중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15 | 추천 0 | 조회 1401 |
하느님의 사랑 | 2025.01.15 | 0 | 1401 |
1648 |
말씀이 이루어졌다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09 | 추천 0 | 조회 1784 |
하느님의 사랑 | 2025.01.09 | 0 | 1784 |
1647 |
곰곰이 되새겼다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01 | 추천 0 | 조회 2658 |
하느님의 사랑 | 2025.01.01 | 0 | 26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