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5월 3일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 찬미예수님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에 시원한 커피 한 잔 좋으시죠. 저도 커피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어떤 커피 좋아하십니까? 요즘은 커피 취향을 물으면 대부분 어떤 어떤 커피를 좋아한다고 직접 이야기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가장 익숙했던 커피는 커피믹스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많은 분이 좋아하시죠. 그런데 원두커피가 들어오고 일반화되면서 이제는 커피의 맛들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널리 대중화되었습니다. 이제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며 단맛, 쓴맛, 신맛 등을 구별해서 선택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올랐습니다. 어느 날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원두를 찾았는데 마침 다 떨어졌더군요. 어쩔 수 없이 예전에 먹던 인스턴트 커피가루를 타서 먹게 되었는데, 잎에 가져다 대는 순간 커피 맛이 다름을 즉시 알 수 있었습니다. 인스턴트커피만 마실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그동안 원두커피의 좋은 맛을 보면서 커피 본연의 맛에 익숙해져 버렸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제가 커피 광고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인스턴트에 맛 들이다 보면 본래 재료의 맛이 아닌 인위적인 맛을 본래의 맛으로 알고 살아갈 수 있음을 말씀드리고자 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 6)’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시기 위하여 세상에 오시고, 말씀을 선포하고, 수난과 부활로써 증거 하는 삶을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제자들은 늘 유혹을 받고 넘어지고 걱정과 불안의 삶을 살았습니다. 늘 함께 했지만 유다는 예수님을 팔아넘겼고(루카 22, 3-6), 제자들은 도망가고(마르 14, 50-52), 베드로는 예수님을 부인했습니다(요한 18, 12-27). 이는 진정한 예수님의 진리를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길‘이며, 그 길을 통해서 하느님께로 가라는 가르침을 주시지만, 진리의 맛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기에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각자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믿고 싶은 대로 믿었기 때문에 진짜 맛을 알 수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가지 유혹들에 현혹되어 진정한 맛을 잃어버리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인스턴트에 설탕을 넣은 것이 커피라고 오래 알고 살았던 것처럼, 잘못된 것을 익숙하게 접할 때 진리를 잃고, 길을 해매게 됩니다. 본래의 맛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본래의 맛은 어떻게 알 수 있을 까요? 먼저 원래 재료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 신앙에 빗대어 보면 여기에서의 재료는 바로 하느님 말씀 즉 성경이 그것입니다. 성경 안에는 모든 진리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것을 볶아서 커피의 맛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기도 안에서 말씀을 진리로 알아듣기 위해서, 오랜 시간 커피를 알맞게 볶아 내듯이 머물러 기도해야 합니다. 이렇게 볶아낸 커피를 좋은 콩만 골라내고 숙성시키듯이, 기도를 우리의 삶 안에 실천할 수 있도록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숙성의 시간이 바로 묵상과 관상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커피 즉, 하느님의 진정한 맛을 맛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완성된 커피가 바로 우리에게는 생명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께 대한 굳건하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 속에 겸손하게 살아야 합니다. 세상의 여러 가지 고통과 시련을 잘 이겨내고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생명으로 들어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맛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다른 것을 맛보게 될 때 그 맛이 다름을 즉시 알아 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맛을 느끼고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하느님의 맛을 알 수 있도록 익숙하게 꾸준히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의 생명, 진리 안에 머무는 최선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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