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6월 1일)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늘을 향하여 기도하시며 말씀하신 내용들을 만나게 됩니다. 특히 오늘 구절은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자신을 믿는 모든 이들이 그 믿음 안에서 하나 되게 해달라고 청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믿음으로 하나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복음에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으로부터 시작된 진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말과 행동으로 드러나며, 이윽고 이 사랑이 믿음을 지닌 이들에게 이어져 행하게 됨으로써, 우리는 하나를 이룰 수 있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는 이 믿음으로 하나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제 1독서에서는 하느님을 믿는 사도시대의 교회의 구성원들이 하나된 믿음을 가지지 못했던 모습이 드러납니다. 바오로 사도가 최고 의회에서 죽은 이들이 부활하리라는 희망 때문에 재판을 받고 있을 때, 이 자리에 함께 했던 바리사이들과 사두가이들은 서로 둘로 갈라져 논쟁을 벌이게 됩니다. 그들은 서로가 자신들이 지닌 신념과는 다른 믿음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심화시켜 나갑니다. 이윽고 논쟁은 격렬해지고, 독서는 이 사건을 지켜보던 천인대장의 표현을 빌어, 마치 바오로가 그들에게 찢겨 죽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표현합니다. 이처럼 하느님을 믿는 이들 사이에 일어난 분쟁과 교의적 논쟁이 서로를 비판하는 수준을 넘어 극심한 분노를 야기시키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독서는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이처럼 진리를 수호한다는 것, 다시 말해 이런 조건에서도 복음을 전파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날 밤, 주님께서는 바오로 앞에 서시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고 성경은 전합니다. “용기를 내어라, 너는 예루살렘에서 나를 위하여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 각자가 지닌 믿음과 이를 하나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 그 자체가 모든 것의 기준이 됨을 다시금 강조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분명하다고 믿는 수많은 믿음의 근거는 사실 그들의 해석, 선입견, 인간이 지닌 한계를 드러낼 뿐입니다.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 그 본연의 모습, 다시 말해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주었던 사랑과 실천을 통해 드러난 진리만이 유일한 것이라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성령을 받아 활동하던 사도들이 유다인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예수그리스도께서 직접 드러내신 진리에 근거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참된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께 있으며, 우리는 이를 증언하는 증거자로써 용기있는 삶을 추구하게 됩니다.
오늘 6월 1일 순교하신 성 유스티노 성인은 이교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늘 진리를 찾는 구도자의 자세로 꾸준히 탐구한 가운데 마침내 그리스도교 신자가 됩니다. 그는 여러 철학에 몰두하였지만 그것들에 만족하지 못했고, 결국 그리스도교에서 참된 진리를 발견하고 입교하여 신앙의 설교자로 활동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생애 전반에 걸쳐 그리스도인의 반대편에서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는 이들에 대항하여 호교활동을 벌이게 됩니다. 이처럼 유스티노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전파하고 이를 증언한다는 점에서 사도들과 참으로 많이 닮아 있습니다. 옛 문헌에서는 유스티노가 그리스도교에 심취하게 된 또 다른 이유가 바로 순교자들의 영웅적인 태도에 감동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그는 자신 스스로 진리를 깨우쳤고, 이를 설파하는 용기 또한 자연스레 드러냅니다. 이로 인해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바탕으로 한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사도들과 순교자들을 거쳐 동일한 증거자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것이야 말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통해 청한 하나된 교회의 모습이 역사안에서 드러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역시 증거자의 삶에 직면하게 됩니다. 특히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던 신앙의 자리를 과학과 삶의 제도가 자리잡게 됨으로써, 오늘날 종교를 가진 이로 살아가는 자체 또한 신앙을 증거하는 일 못지않게 큰 도전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시대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드러내신 말과 행동이 가치있는 것임을 또 고백하는 자리에 주저하지 말고 다가가야 합니다. 종교의 우월성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복음말씀이 주는 기쁨과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또한 예수 그리스도 사랑의 증거자로 진리를 계승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미사 중에 자신의 삶을 묵상하면서,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자리에 서 있는지, 그리고 그 순간을 외면하거나 피하지 않고 기쁘게 받아들이는지 반성해 봅시다. 또한 우리 역시도 강한 증거자가 될 수 있음을 믿고,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간절히 청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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