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연중 제 29주간 수요일(10월 25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먼저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고 당부하십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예시를 통해 “도둑이 밤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오늘 복음을 통해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우리에게 참으로 필요한 덕목임을 묵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준비하고 있어라”고 하신 말씀 뒤에, ‘지혜로운 종과 지혜롭지 못한 종’의 비유에 주목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지혜로운 종은 주인이 맡은 소명을 성실한 자세로 수행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더 깊이 생각해본다면, 주인과의 신뢰 관계 안에서 머물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행위의 유무를 떠나 언제든 주인과 일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며, 그 신뢰를 바탕으로 차고 넘치는 축복을 받게 됩니다.
반면에 지혜롭지 못한 종은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생각하고, 하인,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하다가, 예상하지 못한 날 돌아온 주인에게 발각되는데, 이는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일러주신 복음의 말씀을, 제대로 살지 못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지혜롭지 못한 종의 모습처럼, 그저 잘 보이려는 행위만을 추구하게 되면, 하느님과의 관계는 그저 눈치만 보는 상하관계가 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됩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지혜로운 종과 지혜롭지 못한 종의 대조적인 모습을 제시합니다. 그러면서 늘 준비되어 있는 가운데 성실한 삶을 살아갈 것을 당부하십니다. 이러한 삶이야말로 매 순간의 삶에서 주인공으로 살며, 적극적으로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기 위한, 그리스도의 필수 덕목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누가 시키거나, 누가 지켜보기 때문에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복음 말씀으로 매 순간을 살면서 행하려는 태도가, 바로 “준비된 삶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시금 지혜로운 종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면, 어떤 성실한 행위를 반복하는 수덕적 삶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만, 더 근본적으로는 “준비하고 있는 것”이,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즉, 나의 온전한 자유가 수많은 유혹 안에서도 하느님께 기쁘게 봉헌되고 있는지, 스스로를 성찰해보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지나온 과거에 후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오늘을 살며, 또 허황된 미래를 꿈꾸지 않고 지금 이 순간, 내 주위의 형제들과 우애를 나누며 충실하게 사는 것, 이것이야말로 올바르게 ‘준비하는 모습’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행했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매일을 살아가는지 일러주시고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 이 세상에서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은 나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에게 맡겨 주신 것임을 느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주인이신 주님께서 나에게 위탁하는 것을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해야 합니다. 아울러 ‘늘 준비하고 있다’가 주님의 부르심에 언제든지 “예”라고 응답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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