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위령의 날
+ 찬미예수님
아침 저녁으로 부쩍 추워진 날씨가, 깊어지는 가을과 다가오는 겨울을 기다리게 만들어 집니다. 가을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낙엽이 떠오릅니다. 피정의 집 여기 저기 물들어 가는 낙엽과 매일 쓸어도 다음날이면 또 떨어져 있는 낙엽을 보면 완연한 가을을 느끼게 됩니다. 가을날의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사람들은 흔히 생명의 변화에 대한 생각을 가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낙엽은 삶과 죽음을 묵상하기에 아주 좋은 하느님의 피조물입니다. 매일 쓸어도 쓸어도 또 떨어지는 낙엽을 마주하노라면, 우리의 삶과 죽음이 늘 공존하고 있음을 묵상하게 됩니다. 무수히 떨어지는 낙엽처럼 우리의 생명도 그렇게 사라져 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저기 떨어진 낙엽을 쓸다 보면 여러 종류의 낙엽을 발견하게 됩니다. 흙이나 화단 위에 떨어져서 곱게 썩어 거름이 되는 낙엽이 있노라면, 시멘트 구석에 켜켜이 쌓여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썩어가는 낙엽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낙엽은 생명의 변화에 대해 묵상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도구이자, 죽음 이후의 모습에 대한 좋은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에게서 와서 하느님에게로 돌아가야 할 우리에게 낙엽은 ‘잘 살고, 잘 죽어서, 좋은 거름이 되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11월을 위령성월로 지내고 있으며, 특별히 11월 2일을 ‘위령의 날‘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날은 죽은 이를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인간의 삶과 죽음이 주님의 손에 달렸음을 깊이 깨우치는 날입니다. 일찍이 초대교회부터 신자들은 망자를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서, 위령의 날이 되면, 우리는 먼저 떠나가신 조상을 위해 연도를 바치고, 죽은 모든 영혼이 하느님의 자비로 영원한 안식과 하늘 나라의 상급을 받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또한 교회는 교우들에게 모든 성인 대축일인 11월 1일부터 8일까지 정성껏 묘지를 방문하고,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날 교회는 교황의 지향에 따라 3대의 미사를 봉헌합니다. 각각의 미사는 죽음을 뛰어넘는 강인한 희망(첫 미사), 구원의 관문인 죽음 앞에 가질 겸손한 자세(둘째 미사) 그리고 세례를 통해 이루는 부활의 완성에 대한 굳은 믿음(셋째 미사)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날 위령성월을 시작하면서, 교회는 신자들에게 죽은 이를 위한 기도와 그들의 영원한 삶을 위한 희망과 믿음을 새롭게 다짐하고, 겸손을 갖추는 ‘희생과 극기‘를 요구합니다. 또 죽음을 묵상하면서 우리도 언젠가 하느님께로 떠나갈 것임을 기억하며, 더욱 진실 된 삶을 살고자 다짐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희망하는 하느님 나라가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참행복의 목적지이자 종착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복음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9가지의 참행복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참행복의 핵심은 그것이 절대로 공짜로 주어지는 행운이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제대로 된 삶을 살 때만 얻어지는 것이 행복이며 그것이 하느님 나라로 가는 길잡이 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자비를 베풀고, 의롭게 평화를 지켜 나갈 때에 우리는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세상의 피조물 중에 어느 것 하나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위령의 날을 지내는 오늘을 보내며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잘 물들고, 좋은 곳에 떨어져, 잘 썩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죽음에 대한 깊은 묵상을 통해서 행복한 삶을 살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에 좋은 밑거름으로 썩어갈 수 있도록 하느님의 자비를 청해야겠습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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