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연중 제33주간 목요일
+찬미예수님
점점 추워지는 날씨의 연말이 다가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포항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 길거리의 노숙자들, 여러 가지 이유로 거리에서 농성중인 많은 사람들… 이렇게 한해를 마무리 하는 시기가 다가오면 우리는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며 많은 반성과 성찰들을 하게 됩니다. 그러한 성찰 안에서 우리는 늘 내 주면의 이웃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내가 배부르게 살았던 것이 미안하고, 너무 많이 가진 것이 미안하고,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았던 것이 미안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더불어 이러한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을 보면, 이웃사랑에 더 적극적이지 못했던 삶의 반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나누지 못하고 더 가지려고 했던 욕심들, 이웃에 대한 무관심, 지키지 못한 약속들, 아파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지 못한 우리들… 우리가 외면하고 나누지 못했던 그들 안에서 아파하셨을 예수님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멸망을 예고하시며 눈물을 흘리십니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 루카 19,42
예수님의 말씀에서 절실함과 긴박함이 느껴집니다. 이미 하느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시어 준비하라 하셨지만, 그것을 알아듣지 못한 우리의 아둔함이, 우리를 멸망에 이르게 한다는 이 말씀에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예루살렘의 멸망과 성전의 파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들을 계획하고 성취하고자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것을 성취하는 것보다 일이 틀어지거나 무너져 내리는 것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되는 것이 우리들의 삶입니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일이 어그러질 때, 그저 황망하게 그것을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우리들의 존재를 깨닫게 됩니다. 이런 때 우리는 아픔과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은 우리에게 왜 아픔을 주시는 것일까요? 우리 잘못에 대한 벌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결코 벌하시는 무서운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가 무너져 내리고 절망하는 것은 우리의 기대나 바람으로 일이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이라는 하느님의 손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다가오는 은총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단련을 받는 시간동안 아픔은 은총으로 거듭납니다. 새로운 희망, 새로운 치유를 위해서 하느님은 우리가 쌓아 두었던 모든 것을 허무시는 것입니다. 철저하게 허물어야 온전하게 새로 지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주는 은총’을 통해서 우리는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을 무너뜨리고 성전이 허물어진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새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셨던 것처럼, 그 희망은 쉽게 다가오는 것이 아닙니다.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게’ 허물어지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아픔과 상처도 따르는 것입니다. 그 아픔 뒤에 새로운 성전, 새로운 희망이 자리하고, 우리는 그만큼 성장하고, 그만큼 하느님과 가까워 질 것입니다.
이제 대림시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전례력으로는 2017년이 열흘 밖에 남지 않은 것입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고, 다가올 새 희망의 미래는 하느님의 은총에 의탁하며 남은 시간을 사랑 안에서 마무리 하실 수 있는 뜻 깊은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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