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2018년 6월 25일 남북 평화통일 기원미사 – 김성 세자요한
20180625 남북통일 기원미사(마태 18, 19-22)
찬미 예수님!
한 젊은이가 병무청에 문의를 했습니다.
“곧 입대해야 하는데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군대 안 가나요? 복무기간 줄어드나요? 그렇다면 최대한 늦춰보려구요.”
담당 사무관이 답변했습니다.
“아닙니다. 최대한 빨리 가세요. 지금은 기껏해야 강원도지만 조금 더 있으면 백두산이나 개마고원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빨리 가는 게 최선입니다.”
오늘은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죽이던 참으로 끔찍했던 6.25가 발발한 지 68년 째 되는 날입니다. 교회는 오늘을 남북한의 진정한 평화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날로 정하고 남북 통일 기원 미사를 드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참으로 남다른 날입니다. 그동안 적대하고 무시하고 미워하던 남북한이 이렇게 가깝게 느껴지기는 아마 처음이 아닐까합니다.
427 남북 정상회담으로 우리는 남북한의 평화가 성큼 다가옴을 느꼈고, 우여곡절 끝에 북미회담의 성공적인 개최와 결실로 그 평화가 이루어짐을 우리 눈 앞에서 보고 있습니다.
6월 12일 저는 수녀님들과 함께 중국에 있었습니다. 북미 회담의 개최를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면서 실시간으로 수녀님들께 중계해 드리곤 하였지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고 서로의 합의문을 발표하는 장면. 등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가 말씀을 드릴 때마다 수녀님들은 환호하며 참으로 기뻐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그때 압록강변을 거슬러 오르며, 또 다음날은 압록강을 배를 타고 오르며 위화도 회군으로 유명한 그 섬에서 고기를 잡고, 빨래를 하는 북쪽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바로 눈 앞에서 그들을 보면서 손을 흔들고 인사를 건넸고, 한분은 마주 손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같은 말과 역사와 문화를 공유한 한 민족이 아닙니까? 이 얼마나 오래된 분단입니까? 우리 스스로가 그러한 것도 아니고, 외세에 의해서 수 백 만의 죽음을 뒤로하고, 수 천만의 이산 가족을 낸 이 비극을 이제는 종식시킬 때가 되었습니다.
지방 선거로 평화와 일치에 반대하는 이들이 준엄한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위장 평화쇼’라는 주장이 이제는 더 이상 국민들에게 먹혀들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국민이 아니, 모든 국민이 염원하고 염원해야 할 평화와 협력이며, 궁극적인 통일은 그래도 되는 것이 아닌 그래야 하는, 당위의 목적이며 결과가 될 것입니다.
군사적으로도 한층 부드러운 교섭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핵화와 더불어 우발적인 위험도 저지하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철도와 금강산, 개성 공단의 재개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이산가족의 상봉과 문화 교류가 물꼬를 트고 있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진작 이래야 하지 않았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수녀님들의 기도가 큰 몫을 했습니다. 하느님을 감동시켰고, 하느님의 힘을 발생시켰습니다. 그래서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마음을 굳건하게 만들어 주었고, 트럼프와 김정은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기적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수녀님들의 기도에 감사드리고, 이제 시작입니다. 지금부터 해야할 일이 참 많습니다. 우리가 한마음 한뜻으로 우리 겨레의 평화 정착을 위해, 그리고 성숙과 번영을 위해 노력할 때입니다. 하느님이 허락한 일. 이제 인간이 이루는 일만 남은 것입니다.
슬픈 역사적인 날이지만 또한 참으로 기쁜 평화의 빛을 주신 주님께 다시 한 번 찬미와 흠숭 드립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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